우려했던 문제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가 반대하는 7차 교육과정에 대한 저항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지역 200개교 고등학교 교사 대표자들의 ‘7차 교육과정 거부 고교교사 대표자 선언’에 이어 전북.경기.인천.대전 교사들이 ‘평준화를 해체하는 7차 선택중심교육과정’을 반대하는 불복종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7차 교육과정의 강행과 저지를 놓고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사들간의 자존심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교사뿐만 아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홈페이지에는 ‘7차 교육과정이 공교육을 포기하고 자녀를 교육시킬 책임을 학부모에게 미루는 무책임하고 비열한 짓’이라는 학부모들의 항의까지 빗발치고 있다.
이미 초등학교 저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서 시행단계에 들어간 교육과정이 시행의 타당성여부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교사들은 7차 교육과정은 ‘학교시설과 여건을 고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잦은 이동수업으로 학급공동체의 해체와 학업성취도의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7차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고교교육과정을 ‘엘리트교육 과정과 열등반 교육과정’으로 가르게 된다. 결국 ‘상류층의 자립형 사립고교를 도입하는 명분을 제공하여 고교평준화를 해제하고 교육불평등을 심화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7차 교육과정은 수정고시 되어야 한다. 평준화를 해제하고 소수의 명문고와 다수의 3류고를 양산하는 7차 교육과정은 시장논리를 교육에 도입하여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심화 시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고교에서 선택과정을 시행할 경우 교사수급문제로 인한 상치교사.기간제교사.순회교사제가 불가피하게 되어 교사들은 수업을 진행하기조차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성취도 저하, 교육의 전문성 약화, 공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에서도 부분적으로 인정했지만 교육현장을 혼란과 파행으로 치닫게 하고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킬 7차 교육과정은 수정고시 되어야 한다. 허울좋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사들은 전공하지도 않은 과목을 가르친다면 교육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위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교단에 선다면 지식주입은 가능하지만 인성교육은 보장할 수 없다. 불평등을 심화하고 시장논리에 공교육을 맡길 7차 교육과정은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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