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바람이 스치는 공간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찬바람이 스미게 만든다. 이런 회색의 썰렁한 벽에 작가의 감성이 배어들자 겨울 바람 불던 공간은 어느덧 대지의 풍요를 품는다.

마산 MBC의 뒤 옹벽, 그 회색의 죽은 공간을 살린 '대지의 꿈'.

마산 MBC의 연말기획으로 마련된 '벽화와 함께하는 박두리 초대전'은 작가의 일반 작품과 함께 방송국 외벽도 '작품'으로 변신해 새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단순히 벽을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디자인적 벽화의 개념을 넘어서 작가에게 벽은 또다른 형태의 캔버스가 됐다.

'대지'를 주제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현상을 관념적 구상회화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는 대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벽 뿐 아니라 타일에도 그렸다.

"타일은 표면이 매끈해서 그리기가 힘든데 전문적인 재료를 사용해서 작업했습니다. 창고같았던 장소가 새롭게 재탄생했습니다. 이번 일을 하면서 재료에 대한 공부도 참 많이 했습니다."

벽화 그리기를 하는 동안 작가의 눈에는 관공서나 학교 등 주위의 '죽은 공간'이 부쩍 눈에 띈다고 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반응이 좋고 기회가 닿는다면 이러한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하겠다고 밝혔다. 전시 개막 27일 오후 5시. 전시는 12월 1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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