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주일간 혁신도시논란에 대처하는 경남도의 자세는 어처구니없다. 지난 16일 일부 서울유력지들이 감사원보고라면서 '혁신도시 재검토' 기사를 일제히 내보내며 여론몰이를 하자,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경남도는 겨우 한 장짜리 보도자료를 내고 아주 점잖고도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이번에도 경남에 없었다.

전남 강원 등 타 혁신도시 추진지역이 "혁신도시 재검토 불가"를 내세우며 강하게 성토하던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었다. 비판이 일자, 한 장을 석 장으로 만들어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내용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비난이 가라앉지 않자 또다시 브리핑을 했다. 세 번째다. 설명은 길었지만 공기업이 혁신도시에 이전 가능하도록 교육, 세제혜택 등의 두세 가지 내용을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것이다. 요약하자면 "국정이 연속적으로 추진돼 국민이 국가를 신뢰하고 참여하는 국정이 실현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내용도 없는 브리핑을 왜 했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언론이 하도 액션이 없다고 해서 했다고 했다.

전형적인 정부 눈치 보기 행태다. 내용도 없는 브리핑을 세 차례나 한 것도 다른 혁신도시추진 지자체에서 강하게 나가자, 정부가 다시 '재검토가 아닌 보완'이라며 한발 물러섰고, 그래서 나온 반응에 불과하다. 이런 경남도의 자세는 도정을 이끌어가는 핵심에 도민을 두고, 경남 시군의 고른 발전을 염두에 두는 모습은 없다. 무책임한 말만 있었을 뿐이다. 김 지사는 2005년 혁신도시 선정과정에서부터 마산을 준혁신도시로 한다고 해서 1년이 넘도록 도시 간 소모전을 치르게 하고, 진주시민과 마산시민을 얼굴 붉히게 했다.

혁신도시는 지방균형발전을 반드시 실천해내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초창기 약간의 부작용과 불만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강한 의지와 굳건한 철학이 요구된다. 그런데 누구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하는 경남도는 조변석개하는 정부 말만 듣고 있었다. 대운하 문제에는 아직 결정도 안됐는데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의 빠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경남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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