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의 도전의식, 캔버스에 담았습니다일상의 재료들을 소재로 시민과 소통하는 작품을

작품 <마산항> 앞에 선 중견 작가 박두리 씨.
백화점 휴식 공간, 방송국 외벽, 야외 공간….

중견 작가 박두리. 그는 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일수록 더 찾았다. 대중과 그림과의 소통로를 열고 싶었던 바람 때문이다.

얼마 전 마산 창동 통술거리에서 <잊혀진 시간>이라는 작품을 벽면에 완성했다.

곧이어 갤러리 공간에서도 오랜만에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23일부터 오는 5월 5일까지 경남도립미술관 옆 창원 대안공간마루에서 열리는 19번째 개인전이다.

색색의 조각난 타일을 붙인, 오브제를 살린 작품이 눈에 띄었다. 타일 위를 걷는 현대인의 일상이 담겨 있었다. 밝은 색으로 긍정적인 느낌을 살린 이 작품은 마치 차가운 콘크리트 위에서 일상을 보내면서도 따뜻한 흙의 기운을 그리는 우리를 보는 듯하다.

주어진 재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작업해야 하는 공공미술. 이 작품은 공공미술에서 배운 '무한도전의 힘'을 최대한 살려 캔버스에 옮긴 것이다.

"마산 오동동 벽화작업을 하면서 낡은 다른 공간도 작품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주위의 어떤 재료도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그러다 보니 이런 일상의 재료도 캔버스와 소재로 나타나더군요."

프로젝트 쏠과 함께 작업한 마산 오동동 공공미술은 미술과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싶어, 지역작가들의 참여를 이끌고 싶어, 마산을 위한 일이라 생각해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도움을 주고자 시작했지만 오히려 공공미술을 통해 도움을 받은 것이 더 많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대표작품이라 할 수 있는 <마산항>도 '공공미술의 덕'을 본 것이다. 덧칠해가며 지워가는 원래 기법은 그대로 살렸다. 일상의 축소판 같기도 하고 '숨은 그림 찾기' 판 같기도 한 그의 작품에 마산의 아담한 풍경을 담았다.

"보이시나요? 돝섬과 마창대교가. 이 작품 역시 공공미술을 하며 보다 공감의 폭을 넓히고 의미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지역의 의미를 담은 동시에 대중과의 소통을 이끌 수 있는 작품은 어떤 것일까 고민하면서 나온 작품이죠."

그의 작품 덕에 갤러리 공간에 활기가 샘솟는다. 보는 이에게도 생동감이 인다. 전시문의 창원 대안공간 마루 055-283-7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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