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박물관·미술관 100관 시대] (1) 개관 잇따르는 박물관·미술관

지난해 12월 함양군 함양읍에 함양박물관이 개관했다. 올해 들어 진주 토지주택박물관, 진주 시립 이성자미술관, 산청 산골박물관, 사천 리 미술관 등 공·사립 박물관과 미술관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진주 혁신도시 내 익룡박물관, 통영 장사도 해상공원 내 식물원, 창원시 진해구 유택렬 미술관 등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사단법인 경상남도박물관협의회가 주최한 경남박물관·미술관 콘퍼런스에서 박용한 경상남도박물관협의회 회장은 "경남 박물관·미술관이 100관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물관·미술관, 개인 의지로 열 수 있다 = 그렇다면 박물관·미술관은 어떻게 열 수 있을까. "일반인도 미술관을 열 수 있어요?" 최근 개관한 사천시 용현면에 있는 사립미술관 리 미술관 관장이 받은 질문이다. 미술관을 열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가장 많이 물어본 말이라고 했다. 개인도 미술품·자료 등을 소장하고 전시를 하고자 하면 누구든지 박물관·미술관을 열 수는 있다.

함양군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함양박물관이 지난해 12월 18일 개관했다. 관람객들이 전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함양군

◇제1, 2종 등록 여부로 전시 수준 가늠 = 다만 일정한 요건을 갖추고 지자체에 등록 신청을 하면 심사를 통해 전시 규모에 따라 1, 2종 박물관, 미술관으로 나뉘어서 등록할 수 있다. 등록을 하게 되면 재산세 감면, 전시장 전기료 감면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경남도는 최근 등록 박물관·미술관 등에 전시 관람 지원이 이뤄지면서 기존에 등록하지 않고 운영하던 미술관·박물관에서 등록 신청 문의가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등록 박물관·미술관이 되면, 기본적인 전시 요건을 갖춘 시설로 인정받는다. 박물관·미술관을 꼽을 때도 등록 여부를 가장 먼저 따진다.

박물관 또는 미술관으로 등록하려면 자료·학예사·시설을 갖춰야 한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시행령' 제10조에 등록 요건이 설명돼 있다. 미술관을 살펴보면 제1종 미술관은 미술관 자료 100점 이상, 학예사 1명 이상, 100㎡ 이상의 전시실 또는 2000㎡ 이상의 야외전시장, 수장고, 사무실 또는 연구실, 자료실·도서실·강당 중 1개 시설, 화재·도난 방지시설, 온·습도 조절장치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제2종은 자료 60점 이상, 82㎡ 이상의 전시실 등으로 제1종보다 규모가 작다.

최근 진주 시립 이성자미술관 개관 당시 유족들이 반발한 이유 중 하나가 미술관 등록을 하지 않은 채 개관부터 했다는 것이었다.

◇박물관에 포함되는 미술관 = 미술관을 말하면서 왜 박물관을 언급하는지 궁금해하는 이도 있다. 미술관을 설립해 등록하려면 적용받는 법이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이다. 이 법에서 박물관은 "문화·예술·학문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향유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역사·고고(考古)·인류·민속·예술·동물·식물·광물·과학·기술·산업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시설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정의에 따라 동물원·식물원·수족관도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

미술관은 "문화·예술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향유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박물관 중에서 특히 서화·조각·공예·건축·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시설을 말한다"고 따로 설명하고 있다.

◇미술관과 갤러리 차이 = 미술관과 갤러리의 차이는 뭘까. 바로 상업성 유무다. 미술관은 공공성을 내세우는 곳이고, 갤러리는 작품 전시와 함께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미술관과 박물관 등을 모두 포함하는 국제박물관협의회는 정관에 "박물관은 연구와 교육, 향수의 목적을 위해서 인간과 인간 환경의 물질적인 증거를 수집, 보존, 연구, 전달, 전시하여 사회와 사회의 발전에 봉사하고 대중에게 공개되는 비영리적이고 항구적인 기관"이라고 명시했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도내 미술관·박물관 100관 시대 = 경남도는 올해 6월 30일을 기준으로 경남지역 박물관 57곳, 미술관 8곳 등 총 65곳을 박물관·미술관으로 집계했다. 박물관 57곳 중 등록 박물관 21곳, 미등록 박물관 14곳, 사립박물관(등록) 16곳, 대학 박물관 6곳이다. 미술관은 공립 4곳, 사립 4곳 해서 등록 미술관이 8곳이다. 65곳 이외에 국립박물관도 3개소(국립진주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 남부산림과학관)가 있다.

경상남도박물관협의회는 올해 3월 자체 집계를 통해 파악한 등록·미등록 박물관과 미술관이 100여 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등록·미등록을 합해 박물관 75곳, 미술관 19곳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등록 시설을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서 집계 숫자가 더 많다.

박용한 경상남도박물관협의회 회장은 "최근 경남지역에 박물관·미술관이 생동감 있게 생기고 있다. '문화의 꽃'이 박물관과 미술관이다. 경남 도민의 문화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경남에 다양한 박물관·미술관이 생기고 있다. 서울, 경기도 다음으로 문화 창달 활동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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