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김해박물관 발굴 자료로 본 영남지역 기와 특별전

삼국시대 가야인들만 소박하게 초가집에서 살았을까? 고구려, 백제, 신라뿐만 아니라 가야 시대에도 기와를 사용한 흔적들을 보여주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김해박물관이 (사)한국매장문화재협회와 공동으로 특별전 '기와, 공간을 만들다-최근 발굴 자료로 본 영남지역의 기와' 전시를 열고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에 비해 가야의 기와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았다. 지난 1980년 김해 부원동 가야 유적에서 토기 조각 중 적갈색 경질 토기를 닮은 기와 몇 점을 발견한 적은 있었다.

최근 경북 고령 송림리 대가야토기 가마터에서 토기와 함께 구워진 연꽃무늬 전(塼)이 출토돼 가야에서도 직접 기와를 생산한 것이 확인됐다.

통일신라 귀면와. /국립경주박물관

이번 전시는 고령, 김해 등에서 출토된 가야 시대 기와와 함께 삼국시대 기와의 생산, 사용, 응용 등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게 준비됐다.

전시는 Ⅰ부 '흙, 인류 문화와 함께하다', Ⅱ부 '기와를 만들다', Ⅲ부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보다', Ⅳ부 '기와, 공간을 만들다'로 구성됐다.

초기 기와는 토기를 만들던 기술로 만들어졌다. 기와를 만드는 도구인 와통이 개발되면서 기와 제작은 발전했고, 전문 장인인 와공도 생겼다.

이번 전시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91호 제와장 고(故) 한형준 선생이 사용하던 유품을 전시해 기와 제작을 이해하기 쉽게 했다.

기와의 사용이 왕궁, 사찰 등에서 지역으로 확산해 막새, 문자 기와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된 것도 전시됐다.

▲ 통일신라 집모양뼈그릇. /국립중앙박물관

함안 소포리 기와가마터에서 출토된 소뼈와 사람 모양의 흙 인형은 와공의 바람을 담은 유물로 전시장에 놓였다.

전시장 가운데는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보다'는 주제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소성온도에 따른 점토의 변화를 직접 만져볼 수 있게 꾸몄다. 편광현미경으로 점토 속 광물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전시 끝 부분에 이르러서는 기와가 삼국시대 이후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하며 아늑한 삶의 공간이 되어주었다는 점을 가야와 신라 사람들이 만든 집모양토기를 통해 전한다.

전시를 기획한 윤용희 학예사는 "이번 특별전은 김해에서 처음 개최되는 기와 전시이다. 그동안 가야기와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만큼 이번 전시가 가진 의미는 남다르다. 가야 기와의 실체를 보여주고자 했다. 고대국가의 상징인 기와와 벽돌, 이제는 가야의 기와도 깊이 연구할 때가 되었다는 화두를 던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18일까지. 문의 055-320-6833.

기와 제작 도구. /중요무형문화재 제91호 제와장 한형준
가야 연꽃무늬 전(塼). /영남문화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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