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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가족 요리사 3인이 만드는 음식정원

[경남 맛집] 의령 '바람 소리 머무는 곳에'

2016년 07월 19일(화)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자동차로 구불구불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아차' 하면 지나칠 수 있다. 길 바로 옆에 음식점이 있다. 경남 의령군 지정면에 있는 '바람 소리 머무는 곳에'다. 의령군 초입에 이상천(60)·차경현(59) 부부가 지난 2006년 12월 문을 열었다. 창원에서 살던 부부는 우연한 기회에 이곳에 집을 짓고 음식점을 시작했다. 두 달 전부터는 유럽에 요리를 배우러 갔던 아들 이호민(35) 씨까지 돌아와서 합세했다.

음식점은 출입구부터 남다르다. 아치형으로 된 간판을 지나서 들어오면, 정성스레 가꾼 집 앞 정원이 펼쳐진다. 야생화 350여 종에다, 연못에 물고기까지 기르고 있다. 양파, 토마토 등 채소를 기르는 텃밭도 눈에 들어온다. 옥수수도 무르익고 있다. 정원 끄트머리에는 닭 100여 마리를 기르는 닭장도 있다. 닭이 낳은 알은 음식에 그대로 사용되거나 부화하기도 한다. 집 앞 풍경은 복잡하면서도 매력이 있다. 봄, 가을에는 알록달록 꽃이 펴서 장관을 이룬다.

의령 '바람소리 머무는 곳에'를 운영하는 이상천·차경현 씨 부부와 아들 이호민 씨(오른쪽부터).

가게 입구에도 조그마한 다육식물 화분이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다. 탐나는 화분들인 까닭에 손을 탄다. 문 입구에 '화분 가져가지 마세요. 서운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가게 내부에 들어서면, 격자무늬 창에 한지를 바른 방마다 나무로 만든 좌식 테이블이 놓여 있다. 황토벽에 손님들이 적은 글자가 빼곡하다.

이곳에서는 도대체 어떤 요리를 할까. 요리 메뉴는 한식과 이탈리아 요리로 나뉜다. 한식은 부부가, 이탈리아 요리는 아들이 한다. 한식은 사계절 메뉴로 비빔밥, 추어탕, 잔치국수, 파전 등을, 계절 메뉴로 여름에는 콩국수, 겨울에는 매생이국을 한다. 이탈리아 요리는 오일·토마토·크림 파스타 등을 주문할 수 있다.

계절 메뉴인 콩국수, 사계절 메뉴인 비빔밥, 이탈리아 요리인 라구(Ragu) 파스타를 주문했다. 주문하자마자 각자 자신이 맡은 요리를 했다. 이상천 씨가 콩국수를, 차경현 씨가 비빔밥을, 이호민 씨가 파스타를 만들었다. 각자 담당하고 있는 요리다.

▲ 콩국수.

먼저 시원한 콩국수가 나왔다. 합천에 사는 차경현 씨 동생이 키운 콩을 얼음과 함께 갈아서 내놓았다. 노란 메주콩으로 만든 국수는 고소하고 담백했다. 아삭한 오이와 차가운 면을 함께 먹으니 더위를 식혀준다. 많이 되지 않게 걸쭉한 콩물은 비린 맛이 없이 시원하게 삼킬 수 있었다.

▲ 비빔밥.

비빔밥은 고사리, 콩나물, 오이, 계란, 취나물 등을 비벼먹을 수 있게 준비했다. 직접 기른 쌀, 콩나물 등에다 키우는 닭이 낳은 달걀로 프라이를 했다. 인근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채소도 썼다. 채소는 철에 맞춰서 달라진다. 핵심은 양념장. 일반 고추장이 아니다. 고추장에 소고기, 참기름, 육수를 넣고 1시간 정도 볶아서 만들어낸다. 달지 않다. 무언가 가미되지 않은 정직한 매콤함이 있다. 깔끔하고 담백하다.

▲ 라구 파스타.

라구 파스타는 유학파 신예 요리사인 이호민 씨 작품이다. 이 씨는 폴란드에서 7년, 이탈리아에서 1년 현지 레스토랑에서 유럽 요리를 익혔다. 이탈리아 요리는 2004년 시작했다. 유럽에서 배운 현지 요리를 부모님 가게에서 펼쳐놓는다. 파스타 요리 중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소개하고 싶은 요리를 라구 파스타라고 했다. 라구 파스타는 볼로냐식 파스타로, 양파, 당근, 셀러리 등의 채소, 돼지고기(혹은 소고기), 으깬 토마토를 7시간 정도 끓여서 소스로 한다. 들이는 공이 많다. 바게트 위에 생토마토, 바질, 올리브 오일을 얹은 브루스케타(Bruschetta)를 식전 빵으로 먹은 후, 고기 소스가 듬뿍 든 라구 파스타를 맛봤다. 고기 소스가 많이 들었지만 느끼하지 않다. 짜지도 않다. 이 씨는 '중독성이 있는 맛'이라며 활짝 웃었다. 8월에는 해산물 리조토, 이탈리아식 주먹밥 '아란치니(Arancin)'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가족 모두가 요리사로 나선 이들 3명의 정성어린 요리는 무더위에도 계속되고, 앞으로도 기대된다. 

/글·사진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메뉴 및 위치> ◇메뉴 △비빔밥 6000원 △추어탕 6000원 △콩국수 5000원 △라구 파스타 1만 2000원 △까르보나라 1만 3000원 △새우 로제 파스타 1만 4000원.

◇위치: 의령군 지정면 봉곡리 219-1.

◇전화: 055-574-3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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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귀화 기자

    • 우귀화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전시, 문학, 맛 등의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