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 창원 '잇 앤 잇(EAT n EAT)'

게임 개발자가 피자를 먹다가 남은 피자의 모양에서 따왔다는 게임 캐릭터 팩맨(Pac-Man). 가게 내·외부에 노란색 동그라미 모양의 귀여운 팩맨 캐릭터가 입을 벌리고 먹는 모습이 부착돼 있다. '먹고 또 먹고(EAT & EAT)'라는 가게 이름과 무척 잘 어울린다. 팩맨과 더불어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인형도 인테리어 소품으로 놓였다. 가게 구석구석에 조광섭(33) 대표가 섬세하게 꾸민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테이블마다 놓인 굵다란 통나무도 인상적이다. 나무 밑동에 접시와 컵 등이 놓여 있는데,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신선함이 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메뉴도 남다른 구석이 있다. 깔끔하게 프린트된 메뉴판이 아니라 직접 손글씨로 쓰고 사진을 찍어서 메뉴를 설명한다. 브런치 메뉴, 파스타, 그라탕, 스테이크, 샐러드, 피자 등의 메뉴가 다양하다. 셰프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종류가 많은 듯도 했는데, 한 달 전부터 후배 요리사 이도규(23) 씨도 조 대표와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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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잇 앤 잇' 외부 모습.

무슨 요리를 고를까. 메뉴판을 넘기다가 재밌는 이름의 피자를 발견했다. '동구 딥 디쉬'다. 알고 보니 이도규 셰프가 군 복무 중에 간절히 먹고 싶었던 피자를 조 대표가 만들어줬는데, 맛이 좋아서 메뉴에도 올리게 됐다고. 동구는 이 셰프의 별명이다. 눈물겨운(?) 사연이 적힌 피자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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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 딥 디쉬' 피자.

'동구 딥 디쉬'는 반죽한 도톰한 흑미 도우에 모차렐라 치즈, 닭가슴살, 고구마무스가 들어간다. 거친 입자의 밀가루인 세몰리나를 흩뿌려서 오븐에 직접 구워낸 수제 피자는 쫄깃하고 담백했다.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피자는 통나무 위에 올려서 조각 조각을 가져다 먹을 수 있게 나왔다. 나무판은 피자 올리는 판으로 제 몫을 했다. 건바질 소스에 샤워크림, 마요네즈를 섞어서 소스가 나왔다.

흑미 도우 반죽을 이용해 만든 식전 빵도 앞서 먹었는데, 옥수수 수프에 찍어서 먹으니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인도 빵인 난처럼 생긴 식전 빵은 쫄깃하고 고소했다. 여기에 식빵에 버터를 바른 부드러운 빵도 블루베리잼과 함께 달콤하게 맛본 터였다.

파다노 알리오.

빵이 아닌 면도 맛보고자 '쉐프 파스타'라는 요리사 추천 메뉴를 선택했다. 조 대표는 기본 메뉴에 요리사의 생각을 담은 요리를 추가해 넣고 있다고 했다. '파다노 알리오'라는 메뉴다. 파다노 치즈, 통마늘, 닭가슴살, 아스파라거스 등이 들었다고 적혀 있다. 조리 과정을 지켜보니 정말 통마늘이 듬뿍 들어갔다. 햇마늘과 올리브유를 가득 넣고 면과 볶았다. 파다노 치즈를 체로 긁어서 면 위에 뿌린 후 그린 올리브, 새싹 채소, 파슬리 등으로 장식했다. 접시 바닥에 뿌린 바질페스토와 오일 파스타는 잘 어울렸다. 작은 고추가 들어간 탓에 매콤하고 느끼하지 않게 느껴졌다.

여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인 '캠핑 스테이크'도 맛봤다. 고기, 소시지, 새우, 감자, 파프리카 등이 들었다. 무엇보다 고기 맛이 일품이었다. 돼지 앞다리살을 잘 구워내서 쫀득쫀득한 식감을 자랑했다. 달궈진 팬에서 중불로 고기를 구운 후, 다시 오븐에 고기를 구워내는 게 비결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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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 스테이크.

조 대표는 지난 2014년 12월 창원시 사파동에 터를 잡고 '맛있고 즐겁게'를 모토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맛있고 즐겁게'는 가게를 찾는 손님뿐만 아니라 조 대표에게도 해당한다. 테이블을 늘리기보다 자신이 요리하는 공간인 주방에 숨통을 틔웠다.

그는 "처음에는 제과, 제빵을 2∼3년, 나중에는 스테이크, 파스타 등의 양식을 8년 정도 가게에서 일하면서 배웠다. 두루두루 요리를 섭렵한 후 '잇 앤 잇'이라는 첫 가게를 열었다. 개성있고 다양한 음식을 만들고자 한다. 오시는 분들이 맛있고 즐겁게 이곳에서 드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메뉴 △파다노 알리오 1만 4000원 △캠핑 스테이크 1만 5000원 △동구 딥 디쉬 2만 2000원 △자몽·오렌지·레몬에이드 7000원.

◇위치: 창원시 성산구 동산로 206, 1층.

◇전화: 055-264-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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