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신 지급 '체당금'도 올해 누적액 지난해 총액 육박

경남 거제시의 한 대형조선소 사내협력사인 천일기업 근로자 20여명은 지난 17일부터 조선소 정문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협력사가 폐업을 통보하면서 임금과 퇴직금을 주지 않자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지난 5월 천일기업 측의 임금삭감도 수용하는 등 그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회사 대표가 갑작스레 지난달 31일 폐업과 회사청산을 통보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7월 임금 7억원, 퇴직금 20억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근로자는 대형조선소와 천일기업에 대해 체불임금을 지급하고 다른 사내협력사로 고용승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올들어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등 거제의 양대 조선소가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면서 일감이 줄어들자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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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성중인 천일기업 근로자들. / 연합뉴스

문을 닫는 사내외 협력사들이 늘어나면서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도 크게 늘어났다.

21일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7개월간 회사 폐업 등으로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신고한 근로자는 모두 5천66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주로 거제와 통영, 고성지역 조선업종 관련 근로자들이다.

이는 지난해 한해 임금체불 신고 근로자 5천331명에 비해 6.2% 늘어난 것이다.

지난 7월 한달 체불 신고 근로자들은 6월 4천269명에 비해 무려 32.7% 급증했다.

정부나 조선업계의 예상대로 하반기들어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근로자 실직이 하반기들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체불 신고 근로자 수는 지난해 수준을 훨씬 웃돌 게 확실시된다.

이들이 신고한 체불임금은 255억원으로 지난해 한해 219억원을 벌써 넘어섰다.

올해 체불임금 규모는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라면 지난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월까지 누적 체불임금 규모는 지난 6월 200억원에 비해 27.5%나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체불임금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실직 근로자들에게 대신 지급하는 체당금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7개월간 지급된 체당금은 모두 81억4천만원으로 지난해 한해 지급된 체당금 86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체당금을 받은 근로자수는 이 기간 1천834명으로 지난해 한해 2천85명의 87.9%에 이른다.

고용노동부통영지청 관계자는 "지난 7월들어 체불임금과 체당금이 크게 늘고 있다"며 "조선 경기 등을 고려할 때 올 한해 체불임금 및 체당금 규모는 지난해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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