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가 치솟은 아파트 '탈출기'…시행착오·심리적 갈등 등 솔직히 담아

아무리 노력해도 억대 빚을 내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아파트. 전세금은 매매가의 90%에 달한다. '꼭 아파트에 살아야만 할까?'

여기 이름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제작진이 멋대로 만들어낸 가짜 연구소 '공간문제연구소'가 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두 가족이 '살고 싶은 집'에서 '살아보는' 과정을 취재하고 '살아보고서'를 기록했다.

MBC경남은 다큐멘터리 <공간문제연구소 - 살아보고서>를 통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직장이 있는 도시를 벗어날 수 없는 도시 노동자. 두 가족은 전세금에 얼마의 대출을 더해 마련한 예산(아파트 매매가를 넘어서지 않는 범위에서)을 가지고 각자의 방법으로 '도심에서 내 집 짓기'에 도전했다.

참가자는 30대 '아파트키드' MBC경남 김현지·전우석PD 부부와 투룸 빌라에 사는 여행플래너 장효연·웹디자이너 임병선 씨 부부.

오래된 집 리노베이션을 택한 PD 부부는 30년 된 옛날 집을 아파트만큼 쾌적하게 바꾸려니 공사 내용이 거의 신축과 맞먹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보다 더 '아파트키드'를 당혹하게 했던 것은 주택과 아파트를 대하는 사회의 전혀 다른 태도. 아파트는 짓기도 전에 미리 빌려주던 주택담보대출이 주택으로 가니 낯을 싹 바꿨다.

현실적 시행착오에서부터 단지 아파트를 떠날 뿐인데 어쩐지 중산층에서 탈락하는 듯한 심리적 갈등 등을 솔직히 담았다.

효연 씨네는 구도심에 협소 주택을 짓는다. 약 20평짜리 땅을 싸게 샀다고 좋아했는데 측량도 할 수 없다는 '불부합지' 판정을 받질 않나, 도로공제에 피 같은 50㎝를 떼이질 않나. 차 떼고 포 떼니 정작 집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은 달랑 9.6평! 상상도 할 수 없는 규모에 건축가는 머리를 싸맨다. 그런데 10평짜리 바닥을 2·3층으로 쌓으니 웬만한 아파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넓고 쾌적하다.

<공간문제연구소 - 살아보고서>는 2부작 다큐멘터리다. 1부 '아파트가 아니라도 괜찮아'(28일 밤 11시 10분)를 통해 아파트를 떠나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다가 끝에 이르러 '그런데 왜 외롭지?'라는 물음에 봉착한다. 2부 '아파트라도 괜찮아'(12월 1일 밤 11시 10분)에서는 건강한 주거문화를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 '이웃'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