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9000여 명 규모 "정부·지자체 자료 공개를"

예상보다 심각했다. 올 4월 말부터 9월 말까지 5개월간 경남지역 조선소를 떠난 이들은 1만 7884명, 이중 재취업한 이는 9000명이었다. 무려 9000명이 실직 상태로 남아있다.

지난 4일 거제에서 열린 '정부의 조선산업 구조조정 방안 평가·보완 토론회'(주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거제시지역위)에서 '조선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문제'를 주제로 발표한 심상완 창원대 사회학과 교수가 경남도내·외 조선소별 인력 현황 자료와 고용정보원이 고용보험행정데이터베이스로 추적한 조선업 고용 변동 현황을 분석해 제시한 도내 조선산업 고용 상황은 상당히 암울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 밀집지역 올해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를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자료를 토대로 지역별 조선업, 전체 산업 고용 변동을 살펴본 결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빅 2 조선사가 있는 거제는 올 6월부터 조선업에서 본격적인 감소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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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월 말 조선업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461명이 줄었는데, 전체 산업에서도 7560명이 줄어 궤를 같이했다. 즉, 올 6월부터 조선업 실직자가 다수 나왔고 이들이 다른 산업으로 흡수조차 되지 않는 불안정한 고용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 교수는 STX조선해양과 기자재 업체가 몰린 창원시 진해구를 살펴보며 올 7월까지 조선업 종사자는 계속 줄었지만 전체 산업 피보험자 수는 오히려 늘어 창원공단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공단 등에서 조선업 실직자를 상당수 흡수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는 10월까지 4개월간 줄어든 조선업 피보험자 수(합계 8101명)만큼은 아니지만 전체 산업 피보험자 수 감소세가 확대돼 올 7월부터 창원지역 조선업 실직자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통영은 올 6월부터 조선업 피보험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전체 산업 피보험자 수는 오히려 늘어 수산업·관광업 등에서 이들 실직자를 어느 정도 흡수해 고용 대란까지는 이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 교수는 "경남 주요 조선업 밀집지역과 울산 동구, 부산 강서구 등 국내 조선업 밀집지역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감소세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국내 조선업에 영향을 직접 미친 2010년과 비교해도 너무 빠르다"고 밝혔다.

또한 "올 9월 말까지 최근 5개월간 1만 8000명이 실직했는데, 9000명이 재취업을 못 했을 정도로 고용 상황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심 교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심각한 조선업 고용 위기 상황에서 고용 관련 자료를 대내외에 공개해 어느 수준인지 대중이 알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지역산업과 고용 정책을 지역에서 만들어야 한다. 현장과 지역 현실을 잘 모르는 중앙의 시각만 담긴 정부 주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의 이해관계인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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