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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학내 자율적 의사결정 막는 선도부 완장

[청소년 신문 필통]선도부, 일제강점기 학생끼리 통제 시키던 수단
학생은 단속 대상 아닌 '학교 규칙 만드는 주체'

2016년 12월 29일(목)
한승지(진주여고2) webmaster@idomin.com

학창시절, 빠르면 중학교 늦으면 고등학교부터 '선도부'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다. 선도부는 일반적으로 모범이 되는 행동과 생활모습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바르게 이끄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선도부는 학생들의 복장이나 머리 길이와 같은 교내규율을 준수하도록 이끄는 일이나 등교 시 교통지도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학생생활지도부, 또래지킴이 등 명칭은 다르지만 학교마다 비슷한 선도부 제도를 운영 중이다. 그렇다면 선도부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선도부는 일제 강점기 교육방식 중 하나로 학교를 황국신민화 수단으로 학생끼리 서로 감시하고 통제하도록 했던 것이 이어져 왔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학생 전체를 단속하기엔 교사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권한을 위임하는 식인데, 학생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학교 폭력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비판도 많다.

선도부가 있는 한 학생들은 스스로 주인이 되지 못한다. /필통

한편에선 선생님이 아닌 학생이 학생을 선도한다는 부분에서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며 학생자치를 실현한다는 의미가 있기도 하다. 선도부 활동이 학생들에게도 좋은 경험도 될 수 있고 봉사활동의 의미로 보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인천의 한 중학교는 자율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라는 교육청의 권고 때문에 선도부가 사라지게 되었다. 선도부가 사라진 교문에는 인기 캐릭터가 학생들을 맞이하는 이벤트를 벌였다고 한다. 교사들이 인형 탈을 쓰고 학생들을 안아주는가 하면 '사랑해' '추운데 감기조심'과 같은 애정 어린 말이 담긴 쪽지를 들고 학생들을 맞이하기도 했다.

선도부라는 제도는 학생들을 단속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계도하고 단속해야 할 대상만은 아닐 것이다. 학생은 스스로 학교의 규칙을 만들고 학교의 생활문화를 만드는 주체라는 인식 또한 필요하다.

추운 겨울날 교복 위에 외투를 입어서는 안 된다거나 머리나 외모에 대한 과도한 규제 등 현실과 동떨어진 규칙을 정해 놓고 그것을 강제로 지키게 하는 수단으로 선도부가 있는 한 학교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주인이 되지 못한다. 어쩌면 학교에서 지켜야 할 것, 학생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것 등 학교의 모든 규칙이 학생들의 생각과 관계없이 정해지고 학생들의 동의 없이 행해지는 것은 과연 당연할까?

만일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학교의 교칙이 논의되고 만들어진다면 선도부라는 이름으로 완장을 두르게 하고 일방적인 단속과 적발을 위한 또 다른 학생들을 만들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한승지(진주여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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