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업체 유휴 터 장기간 방치
'분할 매각 제한' 조례 걸림돌
활용 방안 등 대책 마련 시급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장기간 생산을 멈춘 대규모 터(유휴 부지)만 약 46만 8000㎡(약 14만 1800평)에 이르러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창원공단 내 1만㎡(3000여 평)가 넘는 대규모 유휴 터는 10개 업체 46만 7863㎡다. 이는 창원시가 성산구 상복공원과 안민동 인근을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고 한 면적 약 82만㎡의 절반 이상이다.

비교하자면 국제경기용 축구장(서울상암 기준 7140㎡)의 약 65.5배이자 창원국가산단 전체 면적(2530만2000㎡)의 1.85%이다.

유휴 터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은 S&T중공업 대원동 공장으로 9만여㎡다. 다음으로 세아제강(웅남동) 7만 3692㎡, 동림공업(주)(신촌동 등) 7만 2146㎡, 한화테크윈 1공장(성주동) 5만 1468㎡, 퍼스텍(주)(내동) 3만 9386㎡, (주)케이비알(웅남동) 3만 9342㎡ 등이다. 모두 10개 업체가 생산없이 대규모 터를 쓰지 않고 내버려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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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으로 공장 이전을 하며 터를 그대로 둔 곳도 있다. 일본계 외국인 투자기업이자 자동차 부품업체인 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주)(외동 1만 7655㎡)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지난 2015년 4월 창원시 마산합포구 우산동 덴소도시첨단산업단지 준공식을 하고서 공장을 이곳으로 완전히 옮겼지만 기존 창원산단 터는 그대로 있다.

세아제강과 퍼스텍(주), 대원강업(주) 2공장(성주동)도 공장 이전에 따라 터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팔리지 않았다.

한화테크윈 1공장은 2015년 하반기 창원시의 1만㎡ 이상 필지 분할 판매 금지 조례를 지키면서도 이 터를 중견기업 등에 팔고자 내놓았지만 면적이 넓어 구매자가 없었다.

지난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해 회생계획안 승인을 받고서 회생을 진행 중인 한국공작기계(주)도 웅남동 3만 2846㎡를 매각하고자 내놓았다.

법원 인가를 받아 기업회생을 추진 중인 STX중공업 3공장(신촌동)도 있다.

장기간 극심한 노사 분쟁으로 폐업한 (주)케이비알은 공장 터 분할 매각을 문의하는 등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렇듯 한쪽에서는 새 산단을 만들려고 하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조성 예정지 면적의 절반이 넘는 터를 장기간 쓰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을 놓고 산단 입주업체들은 1만㎡ 이상 필지를 분할 매각하지 못하게 한 '창원시 창원국가산단 내 지식산업센터 건립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승인하는 '창원국가산업단지 관리 기본계획' 상에는 △1만㎡ 이하 터는 최소 분할 면적 1650㎡ △1만㎡ 이상 터는 분할대상 면적의 4분의 1 이상에서 3필지까지 분할할 수 있다. 산업부 내규와 조례 간 충돌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창원시는 필지 분할로 소규모 기업이 마구 들어와 창원국가산단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견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산단공 경남본부 관계자는 "대규모 유휴 터 이용률을 높이려는 방향을 아직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했다. 공단의 관리 기본계획과 필지 분할 인·허가권이 있는 창원시 조례가 충돌하는 지점이 있는 건 분명하다"며 "유휴 터가 장기화하는 만큼 해당 기관과 산단 업체 등이 문제를 드러내놓고 머리를 맞댈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알려왔습니다>

△14일 1면 '창원공단 놀리는 공장 터 46만 8000㎡'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기업 회생을 진행 중인 한국공작기계㈜가 공장 터(웅남동) 3만 2846㎡ 매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한국공작기계는 기업 회생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아 회생을 위해 전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으며, 올해 출하한 기계만 30대로 정상 조업 중이라고 했습니다. 퍼스텍㈜도 사천 항공국가산단에 2만 평 규모의 공장 터를 신청한 것은 맞지만 터 매입 절차를 아직 밟지 않은 데다 창원 공장(내동·3만 9686㎡)은 여전히 정상 조업 중이라고 밝혀왔습니다. 퍼스텍 측은 앞으로 사천 공장을 신축하더라도 창원 공장을 매각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세워두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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