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보수의 아이콘'이미지 부각
거침없는 입담 '노이즈 마케팅'승부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임박했다. 헌재는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오는 13일 이전에 탄핵심판의 결론을 짓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탄핵심판 선고일은 10일과 13일이다. 헌재는 통상적으로 선고일 3~4일 전에 선고 날짜를 확정하는 것이 관례다. 따라서 7일께 선고 날짜 확정·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 같은 탄핵심판 일정을 두고 일각에선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일주일'이라고 표현한다. 탄핵 인용·기각에 따라 '광장의 민심'이 어떻게 분출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보는 시각 때문이다. 실제 지난 3·1절 서울 광화문광장 경찰 차벽 너머 촛불과 태극기 양측의 모습이 그러했다. 여기에 더해 촛불과 태극기에 편승한 정치권은 '정치가 아닌, 노림수로 현 국면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대선이다. 헌재가 탄핵 인용으로 결론을 내리면 '5월 조기 대선', 기각하더라도 박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위해 '자진 하야'한다면 역시 5월 대선 가능성이 있다. 물론 12월 대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탄핵 이후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대선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한 정치권의 '셈법'이 분주하다.

야권은 이미 대선 열차가 움직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가 지지율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미 대세론을 굳혔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반면 여권은 지리멸렬한 상황이다. 후보로 나선 인물의 지지율이 바닥권이다. 심지어 여권 전체 후보자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야권 후보자 한 명의 지지율에도 못 미치고 있다. 범보수 진영의 통합론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여권의 몰락에 '나도 있다'며 손을 들고 나선 이가 있다. 바로 홍준표 경남도지사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항소심 무죄로 한껏 고무된 홍 지사의 최근 행보는 마치 대선 후보가 된 듯하다. 페이스북, 기자간담회,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쏟아내는 발언이 거침이 없다.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이다. 세상을 두 쪽으로 나누고 그 한쪽이 모두 제 편인 양 목소리를 높인다. 상대 진영의 유력 대선주자는 물론 사자(死者)까지 언급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자 애를 쓰고 있다. 그의 거침없는 입담을 좋게 보면 자신감이자 소신이다. 하지만 정치적·인간적 도의로 보면 '막말' 수준이다. 경남도지사 4년의 경험과 결과를 '대한민국의 미래'로 가져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가 훈장처럼 내세우는 '채무 제로' 성과는 보는 각도에 따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룬'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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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지사의 노림수는 무얼까. 숨죽인 보수진영을 깨워 자신이 여권의 대선후보가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일 것이다. 후보가 안되면 도지사 3선 고지로 가면 된다. 뭐 하나 딱히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라는 계산이 깔렸다. '무능하고 대단히 잘못된 국정 운영'으로 초래된 대통령 탄핵정국의 운명이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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