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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움츠렸던 어깨 펴고 '관심 씨앗'뿌려요

[토요 동구밖 생태·역사교실] (1) 김해·창녕
청동기시대 고인돌 탐방도 몸으로 경험하며 '지식'쌓아
퀴즈 풀며 산토끼 알아가고 두꺼비·도롱뇽·자라 만나고
성적 떠나 자연 속으로 '풍덩'

2017년 03월 07일(화)
김훤주 기자 pole@idomin.com

◇역사탐방 = 김해 분성산성~율하리유적공원

2017년 토요동구밖교실을 시작했다. 올해는 어떤 친구들과 함께할지 기대와 설렘이 뒤섞인다. 2월 25일 역사탐방에 나선 아이들은 행복한·성원·완월·누리봄다문화·진해용원 다섯 지역아동센터다. 올망졸망 버스에 자리 잡고 앉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역사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서 온 사람 손들어 보세요." 2명이 번쩍 든다. 그냥 놀러온 6명, 나머지는 선생님이 가자고 졸라서 왔단다. 역사가 재미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는 거의 없다.

역사에 관심이 있어도 좋지만 전혀 관심 없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도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이다. 역사 과목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초등학생들이 역사에 관심이 없는 건 당연하긴 하다. 1년 동안 역사탐방을 하고 나면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똑똑한 역사 박사가 될 수 있을 거라며 바람을 잔뜩 집어넣었다.

김해 분성산성꼭대기 봉수대에 오른 아이들.

오전에는 김해 분성산성을 찾았다. 분(성)산은 김해의 중심이 되는 산이고 산성은 외적이 쳐들어오면 들어가 난리를 피했던 장소다. 얼었던 땅이 녹아 축축해진 산길을 걸어야 했기에 아이들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겨우내 움직임이 적었던 탓인지 다들 쌕쌕 소리를 낸다. 마루에 오르자 봄기운을 잔뜩 묻힌 바람이 꼬마 손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꼭대기 봉수대에 올라 사방으로 트인 김해시가지를 내려다보며 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역사탐방이 아니면 어떻게 이런 곳에 올 수 있겠느냐고 생색을 냈더니 선생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봉수대에 둘러앉아 퀴즈 형식으로 역사 공부를 했다. 봉수대는 요즘 무엇과 같을까요? 휴대폰이라고 답한 친구에게 쥐꼬리장학금을 주자 다들 집중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상으로 돈을 주는 데 대해 교육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어른도 있다. 하지만 이를 떠나 최소한으로 쥐꼬리만한 금액(2000원)을 주는 효과는 완전 짱이다. 왜성과 우리나라 성을 구별하는 방법, 성의 구조, 이름 등을 열심히 귀담아들었다. 언제 어느 때 문제가 날아올지 모른다는 기대감 덕분이리라.

오후에는 율하리유적공원을 찾았다. 청동기시대 고인돌이 잔뜩 늘어선 곳이다. 아이들은 무덤에 들어가 기념사진을 찍으며 신기해했다. 전세계 고인돌의 60~70%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말에는 무척 놀라워했다. 무덤 주변 둥그렇게 박힌 돌은 권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영역 표시이며 진짜 힘센 사람은 그 넓이가 어마어마하다는 얘기도 더했다. 함께한 친구들은 다음에 고인돌을 보게 되면 아주 생생하게 이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한나절 보고 배운 내용을 짚어봤더니 또박또박 답하는 친구가 무척 많다. 아침의 썰렁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다음엔 더 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친구도 여럿이다. 지식을 머리에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일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몸을 움직여 얻은 것들을 마음에 새기는 경험을 올해 역사탐방에서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생태체험 = 창녕 산토끼노래동산~우포늪생태체험장 전시관

토요동구밖교실은 두산중공업이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창원지역아동센터연합회와 함께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지역공헌 차원에서 2014년 시작했으니 올해로 4년째다. 2월 25일 올해 첫 생태체험에는 회원큰별·안영·정·샛별·사파보듬·늘푸른 등 여섯 지역아동센터가 함께했다.

올해는 진행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두 곳을 찾을 경우 모두 미션을 내거나 퀴즈풀기를 했지만 올해는 한 군데만 한다. 공부를 해야 할 시간은 많아지고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드는 세태를 반영했다.

창녕 산토끼노래동산에 들른 아이들.

오전에 찾은 산토끼노래동산은 국민 동요 '산토끼'가 창녕에서 만들어졌음에 착안해 만든 시설이다. 일제강점기 창녕 이방초교에 평교사로 있던 이일래 선생이 겨레의 참담한 현실과 해방 이후 밝은 앞날을 산토끼에 비추어 작사·작곡했다는 것이다. 동산은 이방초교가 내려다보이는 바로 옆 언덕배기에 있다.

들머리에서 아이들은 세계 여러 나라 토끼들의 환영을 받았다. 토끼들은 종류별로 무리지어 앞발을 들거나 귀를 쫑긋거리며 맞았다. 아이들은 손을 내뻗거나 먹이를 주거나 탄성을 지르며 화답했다. 두산 자원봉사 선생님들과 센터 선생님들은 그런 아이들과 토끼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산토끼동요관에서는 동영상을 본 다음 팀별로 미션지를 하나씩 들고 흩어졌다. 미션지에는 열 문제가 들어 있다. 토끼의 종류·먹이·특징·천적, 산토끼와 집토끼의 차이점, 토끼에 얽힌 설화·동화, 동요 산토끼가 만들어진 과정, 동요 역사 이야기가 버무려져 있는 동요관 공간을 거닐다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문제들이다. 미션 풀이를 하고 쥐꼬리장학금을 건네고는 다 함께 롤링미끄럼틀을 탔다.

오후에는 우포늪생태체험장 전시관으로 갔다. 전시관은 놀기 좋게 되어 있다. 두꺼비·자라·밀어·도롱뇽과 여러 민물고기 등등 요즘은 쉬 볼 수 없는 생물도 함께 나와 있다. 퍼즐 맞추기도 동물 종이접기도 할 수 있고 모래그림 그리기, 외래 물고기 퇴치 놀이도 할 수 있다.

우포늪생태체험장 전시관에서 긴줄넘기를 즐기는 아이들.

일찌감치 마당에 나온 아이들도 있다. 야구공 농구공을 갖고도 놀고 거기 민속놀이 기구를 갖고도 놀고 대나무로 얽은 고래 뱃속에 들어가서도 논다. 선생님들은 이런 한때를 붙들어매어 곳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긴줄넘기가 마지막을 장식했다. 센터별로 일곱씩 한 팀이 되어 다섯 차례 긴줄넘기를 했다. 당연히 잘하는 팀도 있고 못하는 팀도 있다. 못하는 팀은 맥이 빠지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았다. 다들 열심히 했으며 무엇보다 성적과 관계없이 즐겁게 재미있게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하루 일정을 되짚어보았다.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지금도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같이 말해보자고 했다. 왁자지껄했다. 딱 한 가지만 새겨도 좋다. 그게 관심의 씨앗이 되어 나중에 무엇이든 좀더 알아보고 찾아보는 건더기가 될 테니까.

※이 기획은 두산중공업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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