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는 수치일 뿐.

경남 남성 육아휴직자가 지난해 200%가량 증가했다는 고용노동부 통계가 나왔다. 자료를 보면 2016년 경남 남성 육아휴직자는 557명으로 2015년 187명보다 197.9% 늘었다. 전국 평균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율은 56.3%로 경남지역 증가 폭이 평균의 4배 수준이다.

이 기사에 따를 예상 반응은 '바람직한 변화다'라든지 '우리 회사도 쓸 수 있더라' 등이었다.

그런데 그 아래는 "육아휴직 쓰면 눈치 주고 진급 안 된다. 휴직 마치고 돌아오면 왜 왔느냐는 식", "육아휴직을 쓰도록 해 직원을 쫓아내려는 것 아닐까?", "10명이 썼는데 20명으로 늘었나 보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기업은 오죽할까.

안상수 창원시장이 지난달 간부회의에서 "일과 가정이 양립하려면 여성뿐 아니라 남성 육아휴직도 일상화해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자녀를 둔 직원은 많은 고충이 있을 것이므로 조직이 배려해주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육아는 부모 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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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공무원으로 일하는 지인과 식사를 하던 중 안 시장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공무원은 "그런 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같은 부서에 육아휴직 중인 직원이 3명이다. 충원이 없어 나머지 직원들이 일을 나눠 하고 있는데, 가끔은 휴직한 동료가 원망스럽다"며 "주변 직원이 피해를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도 않으면서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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