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칠부(七腑)'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장육부에 '한부(恨腑)'를 덧붙인 것입니다. 가난, 시집살이, 억울한 죽음 따위로 쌓여 맺히고 응어리져 굳은 정념이 한(恨)입니다. 특히 여한 때문에 완전히 못 죽고 이승의 허공을 맴도는 망자의 한을 한풀이 춤을 곁들여 씻겨주는 씻김굿(진도 지역) 같은 건 해원(解怨)문화 원류의 대표적 표본으로 꼽히어 왔습니다.

'블랙리스트 연출가' 이윤택(65)이 광화문 광장의 '광장극장 블랙텐트'에서 연희단거리패를 이끌고 굿극 <씻금>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도 앞바다에 몸을 던진 망자들의 혼 달래주기에 세월호 어린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까지 오버랩시켜 공감이 깊고 울림도 큽니다.

<씻금>에 이어 별신굿 <오구>와 무혼굿 <초혼>이 상연될 것이라는데,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듯 '상처받은 용-윤이상'의 혼 달래기 굿극 가칭 <상룡(傷龍)>이 제작돼 상연된다면 반향이 클 것으로 봅니다.

윤이상 일대기 다룬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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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땅 좋은 기별>(02년)

극단 '벅수골' 애씀의 바통

'연희단거리패'가 넘겨받아

이윤택

'블랙리스트 연출가'

얼도 함께 빛났음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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