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사경영 상황 어렵지 않다고 판단"…"타협 마무리 기대"
회사 "3개월 버틸 운영자금"…"추가 노동없이 임금인상 어려워"

임금피크제와 휴업휴가 등으로 S&T중공업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임금피크제와 준월급제(한 달 22시간 연장근로)가 최종 쟁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상철 전국금속노조 S&T중공업지회장(사진)이 15일 "사측이 임금피크제를 최소화하고 준월급제(한 달 22시간 연장근로)를 수용하면 유연성을 갖고 협상해 교섭을 타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금피크제를 수용해 사측 명분을 살리는 대신 준월급제 인정해 주면 타협을 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지회장은 이날 지회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에서 "지회가 1월 3일부터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S&T저축은행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하고 있는데, 잘잘못을 떠나서 노사 모두 부끄러워 해야한다"며 "대화와 타협으로 이번 문제가 하루빨리 마무리됐으면 바란다"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 10만 원 인상안에 대해 "가장 큰 폭의 기본급 인상은 맞지만, 임원 포함해서 전체 직원 1인 평균 연봉이 4800만 원 수준이다. 근속 30년 넘는 이들 연봉이 5000만 원이 안 된다"며 "이런 저임금 속에서 2013년 8월 말부터는 연장근로도 없고, 기본급만 가지고 조합원들이 생활하고 있다. 여기에다 사측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겠다고 나오니 조합원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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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철 지회장./경남도민일보DB

김 지회장은 "지회도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이해가 된다면 임피제 관련해서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사내유보금 6000억 원, 현금 및 현금자산(3개월 안에 현금화 가능)도 약 2000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경영 상황이 어렵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김 지회장은 특히 "임피제는 정부 권고 사항일 뿐인데도, 사측은 마치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지금 임피제를 받아들이면 조합원 450여 명 중에 1960·61년 생 조합원 130여 명이 바로 적용 대상이 된다. 지회가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더불어 "준월급제를 시행하면 조합원 1인당 연간 337만 원 오르는 것으로 나온다. 우리 조합원 처지를 생각한다면 준월급제를 수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임피제를 최소화하고 준월급제를 사측이 받아들인다면 얼마든지 유연성을 갖고 협상에 임할 수 있고, 타결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평규 회장 체제 13년 동안 우리는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분노가 쌓여있다"며 "사측은 임피제 등 비용문제로만 접근하지 말고, 조합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 우리도 싸우고자 일터에 나오는 것만은 아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기본급 10만 원 인상은 지난해 244억 원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조합원 1인당 196만 원 인상 효과를 준다. 이는 고정OT(준월급제)와 달리 추가 노동 제공 없이 인상되는 금액"이라며 "일감이 없어서 휴업휴가를 진행한 마당에 준월급제는 정말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면 새로운 노사갈등의 원인이 될 것이다.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사내유보금과 관련해서도 "6000억 원이라는 금액에는 물건을 사고팔거나 투자한 것 등 모든 게 포함돼 있다. 단순히 6000억 원을 회사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현재 현금 및 현금자산도 회사가 3~4개월 정도 버틸 수 있는 운영자금 정도"라고 반박했다.

노사가 평행선을 그으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양측 대화 의지도 확인되는 만큼 극적 타결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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