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 충전 선수금 문제 진단 (하)
시내버스·편의점 비치…관리 안돼 찾기 어려워
요청방법 다양해졌지만 제대로 공지 안돼

‘선불 교통카드 장기 미사용 충전금(충전선수금) 찾아주기 사업’이 사실상 방치돼 있다. 시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충전선수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되찾아가게끔 하려면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경남도는 지난해 3월 5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선불 교통카드 잔액을 사용자에게 돌려주고자 선불 교통카드 장기 미사용 충전금 찾아주기 사업을 시작했다. 해당 사업은 잔액이 남았지만 파손된 경우 등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교통카드를 대상으로 한다. 도는 사용자가 잔액을 쉽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지역 편의점과 창원, 진주, 김해 등 경남 8개 지역 시내버스 내부에 ㈜마이비에서 제작한 환불 봉투를 전국 최초로 비치했다. 소유자가 인적 사항과 금융 계좌를 기입한 후 실물 카드를 봉투에 넣어 우편으로 보내면 환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업 1년여가 지난 현재 환불 봉투가 비치된 시내버스와 편의점은 극히 적다. 하루 적으면 2회, 많으면 5~6회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기자가 환불 봉투를 찾는 데에는 약 1주일이 걸렸다. 또 성산구 상남동 일대 편의점 4곳을 돌아봤지만 환불 봉투가 있는 곳은 없었다. 취지는 좋았으나 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셈이다. 이 탓에 일부 시내버스 내 환불 봉투 거치대 파손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또 시내버스에 부착된 환불 안내 문구는 최신 내용을 반영하고 있지 않았다. 지난 1월 말부터 캐시비, 마이비 누리집에서 충전선수금 환불 양식을 내려받을 수 있다. 굳이 봉투를 이용하지 않아도 환불을 받을 수 있음을 알리지 않는 것이다. 또 잔액이 남아있으면서 사용하지 않는 정상카드는 가맹점(편의점)에 환급 요청을 하면 수수료를 차감하고 잔액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기재돼 있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개선 의지를 밝혔다. 그는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미사용 충전금을 되찾아갈 수 있도록 교통카드·시내버스 업체에 요청해 환급 봉투를 다시 비치하고 파손된 봉투 거치대도 조사를 통해 고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2016년을 기준으로 경남 지역에서 장기간 사용하지 않고 있는 선불 교통카드 잔액은 2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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