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려운 세계 경제 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2100선을 돌파해 상승추세에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수익을 봤다는 일반투자자들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1년 내 단기간의 수익을 본 사람들은 종종 찾아볼 수 있으나 그 기간이 3년, 5년, 10년 그리고 그 이상이 되면 100명 중 99명은 투자금은 물론이고 마이너스통장 또는 대출로 말미암아 고통받는 모습을 보게 된다. 흔히 '개미'라고 불리는 평범한 일반 주식투자자들의 현실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필자의 지인 중에는 망할 수밖에 없는 개미의 법칙을 깨고 10년이 지나도록 꾸준한 수익을 올리는 개미투자자가 있다.

그는 무엇이 다른가? 첫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한다. 둘째로, 기업 비전이 경제환경에 부합되는지 살핀다. 셋째로, 위 두 가지를 만족하는 기업의 주식만 매매한다는 것이다. 그냥 듣기만 해서는 '그게 뭐야?' 하고 무시하기 딱 좋은 투자기법이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가장 따라하기 어려운 투자기법이다. 주식을 조금만 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필자의 말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

이제 선거 이야기를 좀 해봤으면 한다. 5년마다 대통령선거, 4년마다 국회의원선거, 또 다른 4년마다 동시지방선거, 그리고 중간 중간 재·보궐선거…. 우리는 거의 매년 선거를 치르면서 투표라는 행위를 통해 정치인을 뽑는다. 투표용지에 내가 원하는 정치인을 기표하는 직전의 순간까지 무엇이 우리의 선택을 결정하게 하였는가? 이 글을 읽는 독자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자.

이 시점에서 성공하는 개미투자의 방법을 선거에서도 써먹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후보자로 나선 정치인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았으면 한다. 그 첫 번째 방법은 정치인을 지우는 것이다. 사람을 지우고 그 사람의 발자국을 살펴보자. 그 사람의 정책이 무엇이었고 그 정책이 나의 삶에 그동안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제대로 안다면 나의 한 표를 기꺼이 던지고자 하는 정치인이 다소 말이 어눌해도 키가 작아도 장애가 있다고 해도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나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꿈꾸어 보자. 그리고 누가 나의 소중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데 가장 협조적인 소리를 내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백인 유권자들의 좌절감과 분노를 직설적 화법으로 대변하는 후보로 예상외의 지지를 업고 당선되는 대반전의 드라마를 써냈다. 그러나 언론 대부분에서는 그를 정책의 합리성이나 현실성, 가치 판단 등과는 관계없이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는 대중영합주의, 즉 포퓰리즘 정치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언론의 비판이 맞는다면 자신들을 대변하지 못하는 후보자를 선택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현대인들은 바쁘다. 어린 시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최첨단 문명 속에서 정보를 장악하기보다는 정보에 떠밀려 신속·정확을 강요당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바쁘다는 핑계로 시류에 휩쓸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이 결여된 상태로 감성과 느낌만으로 정치인을 고른다면 그것은 나의 미래를 헐값으로 양도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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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에는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고 5월에는 제19대 대통령선거도 있다. 선거일에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어 후보자들의 정책과 자질을 검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끝으로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 하나는 나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라는 플라톤의 말을 되새기며 정치인보다는 정책이 우선이라는 말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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