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베토벤 곡 중심
아름다운 선율·활력 선사

프랑스 역사에서 살롱이 차지하는 위상은 크다. 살롱은 토론장이자 문화공간이었다. 더불어 훌륭한 음악이 대중을 만나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창원시 진해구 대천동 문화공간 '흑백'은 프랑스 살롱에 버금간다. 지난 1955년부터 지금까지 문화예술인과 시민을 대상으로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반가운 손님이라는 까치 색에서 따온 이름, '흑백'. 고 유택렬(1924~1999) 화백을 거쳐 현재 둘째 딸인 피아니스트 유경아가 운영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5시 흑백에서 개관 62주년 기념 연주회가 있었다. 이날 공연은 고전주의 음악에 초점을 맞췄다.

25일 오후 5시 문화공간 흑백에서 열린 개관 62주년 기념 연주회 모습. / 최환석 기자

고전주의 음악 대표적 인물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꼽는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중심이었다.

공연은 베토벤 미뉴에트,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K. 136, 베토벤 소나타(바이올린·피아노) 5번 '봄', 모차르트 세레나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로 구성했다.

이날 공연에서 눈길을 끈 곡은 '봄'과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중 5번 '봄'은 모차르트 영향에서 벗어난, 그의 개성이 묻어나는 곡이다. 신선한 활력과 아름다운 선율이 특징이다.

베토벤 스스로 '봄'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았지만, 곡 분위기에 꼭 맞는 별명이다. 이날 공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이미원과 피아니스트 유경아는 벚꽃이 피기 시작한 진해 봄 정취를 그려냈다.

공연 전 연습에서 유경아는 몸 상태가 흐트러졌다고 토로했다. 실제 공연에서 그는 역동적인 연주로 바이올린과 대등한 위치에서 곡을 이끌어 갔다.

이날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는 특별했다. 현악5중주(바이올린 1·2,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에서 더블베이스가 빠졌다. 피아노가 자리를 채웠다. 피아노 악보는 따로 만들었다. 흑백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인 셈이다.

이날 공연을 본 관객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최환석 기자

세레나데는 사랑하는 연인이 있는 창가를 향해 부르는 밤의 연가로 알려졌다. 지위가 높은 이에게 존경심을 나타내고자 작곡한 '밤의 음악'이기도 하다.

이날 연주는 익히 들을 수 있는 1악장 토막 선율이 아니었다. 전체 곡 연주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세레나데가 연주되는 동안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이날 흑백 개관 62주년을 축하하러 온 관객을 향한 존경이 연주에 묻어났다.

한편 진해군항제 기간에 맞춰 흑백에서 다양한 공연·전시가 있다. 오는 4월 2일 오후 6시 '흑백의 시인들'을 시작으로 7일 오후 6시 '7080 낭만콘서트', 8일 오후 5시 '고 유택렬 화백을 만나다' 행사가 열린다. 오는 30일부터 4월 10일까지는 유 화백 특별전이 있다.

문의 010-9910-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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