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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니아]창원 마산회원구 '힐로 커피 랩'

취향 찾는 실험실 원두 향에 취하네
커피 감별사 천성효 대표
매주 1회 참가자 모아 체험
6종류 마시고 의견 교환도

2017년 03월 28일(화)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주말에 일부러 여기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커핑(Cupping)' 처음이신 분도 많으실 텐데요. 어려운 것도 아니고, 수업도 아닙니다.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천성효(34) '힐로 커피 랩(HILO COFFEE LAB·창원시 마산회원구 북성로 149-10)' 대표가 차분하게 모인 사람들에게 꺼낸 첫마디다. 천 대표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커핑 데이'를 열고 있다.

지난해 3월 가게를 연 후 꾸준히 일주일에 한 번씩 일반인에게 무료로 '커핑'을 할 수 있는 시간('퍼블릭 커핑')을 마련하고 있다.

'커핑'은 커피 맛을 보는 행위로, 생두를 볶은 후 갈아서 물을 넣고 특유의 향과 맛을 감별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11일 오후 기자를 포함해 7명이 참석해 커피 6종류를 맛봤다. '과테말라 엘 린콘 시프레스', '니카라과 세로 데 헤수스', '에티오피아 아리차 워시드', '에티오피아 아리차 내추럴', '파나마 핀카 하트만 게이샤', '예멘 모카 마타리' 커피다.

지난 11일 창원 '힐로 커피 랩'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퍼블릭 커핑'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이 갈아 놓은 원두향을 맡아보고 있는 모습. /우귀화 기자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이름이지만, 앞에는 커피가 생산된 국가, 뒤에는 조합명, 가공방식을 적은 것이다. 워시드는 커피 열매를 따서 씻어서 말리는 방식이고, 내추럴은 열매를 따서 그대로 말리는 방식이다.

참가자 가운데 절반은 이곳에서 진행하는 '커핑'에 이미 참여한 이들이다. 이들은 매주 시간이 가능할 때마다 참석을 하고 있었다.

볶은 커피콩을 분쇄한 가루, 뜨거운 물, 커피에 대한 설명이 적힌 종이, 스푼 등을 두고 커핑이 진행됐다. 처음에는 그릇에 든 커피 가루 향을 킁킁 맡다가(스니핑·sniffing), 나중에는 물에 커피 가루를 넣고 양 손에 든 스푼으로 커피를 걷어낸 후 '후르릅' 커피를 맛봤다(슬러핑·slurping).

천 대표는 책에서나 봤던 '츱' 소리를 크게 내면서 시범을 보였다. 정말 진공청소기에 뭔가 빨려 들어가는 소리가 입에서 났다. 커피 액을 강하게 흡입해서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하고자 내는 소리다.

추출 과정 없이 물에 탄 커피는 진한 커피 자체의 맛이 온전히 느껴진다. 하나를 맛보고, 다음 커피를 맛봤다. 맛보기를 거듭할수록 뭔가 '이 커피는 이런 맛이군'이라는 감이 조금은 오는 듯했다. 물이 식을 때까지 여러 차례 6종류의 커피를 맛본 끝에 서로 6가지 커피 맛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됐다.

화이트보드에 커피 종류를 적어두고서, 손을 들어 인기투표를 했다. 선호도에서 향긋한 과일 냄새가 났던 '파나마 하트만 게이샤'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개성이 뚜렷했던 '예멘 모카 마타리' 커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지하실 꿉꿉한 냄새', '흙냄새' 등의 표현이 나왔다. 커핑으로 각자의 기호를 알고 좋아하는 커피를 즐길 수 있게 한다는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된 셈이다.

이처럼 여러 사람과 커피를 즐기고자 노력하는 천 대표에게 커피는 어느 순간 삶의 큰 부분이 됐을까.

그는 20대 후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서 커피계에 입문했다. 우연히 드립 커피를 한잔 마셨는데, '커피 맛이 이럴 수가 있구나'라는 큰 인상을 받았다.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 즐기면서 갈 길이라는 생각을 했다. 커피 책을 찾아서 읽었고, 한 '큐 그레이더(커피 감별사)'를 찾아가서 배움을 청했다. '큐 그레이더' 자격증도 땄다. 프랜차이즈 커피숍, 일반 커피숍에서 실전 경험도 쌓았다.

하다 보니 재미있었고, 재능도 있었던 그는 창원에서 함께 커피 일을 하던 동료와 '힐로 커피 랩'을 열게 됐다. 부인은 빵을 만들어서 커피와 함께할 수 있는 디저트 메뉴를 개발했다.

'힐로'는 미국 하와이에 있는 마을이름에서 따왔다. 부인의 가족이 사는 곳이기도 하고, 신혼여행지로 택한 곳이기도 하다. '제2의 마음의 고향'이어서 택한 이름이다.

커피를 즐기고 연구하고자 영업도 오후 6시면 마친다.

커피를 볶는 공간과 시원스레 탁 트인 내부 인테리어도 천 대표의 손을 거쳐서 탄생했다.

커피에 많은 공력을 들이고 연구한 성과도 있었다. 2016골든커피어워드 싱글오리진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 대구커피로스팅챔피언십에 참가해 인기상, 대상도 받았다.

그는 "괜찮은 커피 한 잔을 내고자 한다. 커피를 전문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되고자 '힐로 커피 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즐겁게 교류하면서 하고자 이웃한 커피숍 운영자들과 정기적인 모임도 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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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귀화 기자

    • 우귀화 기자
  • 시민사회부 기자입니다. 창원중부경찰서를 출입합니다. 노동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