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국정농단 과정서 보인 촛불민심
대선 기간…사익 추구 위선자 골라내야

영명(靈明)하옵신 천지신명께 고합니다. 선망(先亡)하신 삼세 부모님과 조상 선영 앞에 고합니다. 사해(四海) 일체 동포 앞에 고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 고합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고합니다. 세상을 일깨우신 유명 성자와 무명의 애민애국 시민 앞에 고합니다. 이 나라는 일찍이 단군을 조상으로 하여 밝음을 숭상하면서 크다는 뜻과 하나라는 뜻의 한(韓)민족이 세운 반만년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강산과 살기에 알맞은 풍토와 넉넉한 물산과 어질고 부지런한 품성을 지닌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동방예의지국, 군자(君子)의 나라로 기림을 받았습니다.

부당한 침략을 받아 용감히 싸우기는 하였으나 한 번도 이웃을 침략한 적이 없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었습니다. 우수한 문자를 만들어 위아래 없이 상호 소통하고 높은 문화를 누리는 문화의 나라였습니다. 전통의 유불선을 융합하고 근세의 기독 문화를 받아들여 영성이 잘 고양되고 도덕의 가치를 즐기는 인문의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크게 판이 바뀌는 기연을 따라서 동서가 교류되고 물질문명이 크게 신장되면서 과거의 묵은 정신과 가치가 쇄신되는 즈음에 구한말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갖은 수모와 좌절과 고통의 긴 세월을 지내왔습니다. 일본의 침략과 조선의 멸망, 36년간의 식민지 국가와 해방, 남북 분단과 6·25 한국전쟁…. 대한민국 수립 이후에도 4·19혁명과 경제발전, 5·18민주화운동을 거치면서 우리는 끈질기게 나라의 희망을 이어왔습니다.

최근 다시 바람 앞에 등잔불처럼 나라가 위태하기 그지없습니다. 대통령 탄핵으로 국정공백이 깊은 가운데 남북 반목과 전쟁 위협은 고조되고, 사드를 둘러싼 한·미·중의 갈등, 위안부와 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일 대립, 세월호 인양과 국정농단 과정에서 하나둘 드러나는 추한 우리의 민낯들, 그리고 촛불민심이 보여준 희망과 저력…. 하나하나가 다 훗날 우리 역사를 매김하는데 중요한 일들입니다.

그 가운데 지금 대통령 선거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불안과 초조, 근심과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도 우리는 일어나야 합니다. 이념과 지역과 빈부 대립과 반목을 끝내고, 통합과 공존과 번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아무리 명분이 좋은 전쟁이라도 평화의 가치를 넘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분단의 골을 메우고 통일의 길을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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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와 평화 상생의 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영성을 사랑하고 도덕과 문화의 문명 가치를 지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하여 국민이 깨어나야 합니다. 사익을 위하여 분열을 조장하고 권력을 위하여 거짓을 일삼는 이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골라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고합니다. 천지신명과 선망 부모조상 제위와 사해 일체 동포와 삼세 일체 제불제성께서 이 나라를 끝까지 호위하시고 크고 바른길로 인도하시기를 삼가 엎드려 절하고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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