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 개선 캠페인] (2) 스쿨존 교통사고 하굣길 더 위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차츰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최근 3년간 경남지역에서 일어난 스쿨존 내 교통사고를 시간대별로 들여다봤더니 등굣길보다는 하굣길이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지방경찰청(청장 박진우)이 낸 '스쿨존 내 시간대별 어린이사고 현황'을 보면 지난해에는 모두 19건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등교 시간대인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엔 3건이지만, 아이들 하교 시간대인 오전 10시에서 낮 12시 3건, 낮 12시~오후 2시 2건, 오후 2시부터 6시에는 무렵 10건이 발생했다. 사고 84%가 하굣길에 발생한 것이다. 2015년에도 31건 가운데 26건, 2014년 28건 중 23건이 하교 시간대에 일어났다.

그렇다면 왜 하굣길에 교통사고가 집중해서 발생하는 걸까? 빠듯한 살림살이 속 맞벌이 부부가 대세가 되면서 하굣길까지 아이들을 챙기기 어렵다는 점과 방과 후 학원으로 가는 아이들을 태우고자 차량이 몰려 등굣길보다는 상대적으로 어수선한 상황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뛰어노는 게 '일'인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점을 항상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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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규 경남경찰청 교통안전계 기획팀장은 "등굣길은 부모가 출근길에 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는 경우가 많지만 하굣길은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 상황인 탓에 챙기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하굣길에는 학교 주변으로 학원버스가 몰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남경찰청은 지난 3월부터 '초등학교 등·하굣길 책임경찰관 교통안전활동'을 펼치고 있다. 등교 시간은 오전 8시부터 8시 40분까지, 하교 시간대는 학교별로 탄력 운영(1시간)하고 있다. 박진우 청장 '특별지시'에 따라 배치 대상 학교도 애초 231개교에서 238개교로 7개 더 늘렸고, 활동도 4월 초에서 오는 20일까지 연장했다. 아이들이 충분히 학교생활에 적응할 때까지 안전을 챙기겠다는 경찰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 밖에 경남경찰은 도내 초등학교를 돌면서 학생들에게 △무단횡단 위험성 △자전거 사고 △교통사고 시 행동 요령 등을 시각적인 영상을 바탕으로 교육하고 있다.

김용만 경남도교육청 스쿨존 담당 파견교사는 고쳐지지 않는 '빨리빨리 운전문화'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김 교사는 "아이들 대부분이 하굣길에 학원 차량에 오르거나 내린다. 어른들이 어린이보호차량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주어야 함에도 아이들이 타고 내릴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고 경적을 울려대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뒤에서 다그치다 보니 어린이보호차량 운전자도 서두르는 바람에 크고 작은 승·하차 사고가 날 가능성도 커지고, 아이들도 그만큼 위험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하교 시간에 사고가 잦은 것은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이 하교하기 때문"이라며 "학교 정문에 차들이 무질서하게 있는 것은 분명히 위험하다. 부득이 학원차량이 운행할 때에는 보행하는 아이들을 먼저 배려하는 교통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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