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규모는 약 2800억 원

유동성 위기를 겪는 대우조선해양이 초대형유조선(VLCC) 3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대우조선은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자회사 마란 탱커스(MaranTankers Management)로부터 31만 8000t 규모의 초대형유조선 3척을 수주했다고 4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800억 원)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336m, 너비 60m 규모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기준에 충족하는 차세대 친환경선박이다. 고효율 엔진과 최신 연료절감 기술 등 대우조선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

2018년까지 3척이 순차적으로 선주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에 선박을 발주한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대우조선과 인연이 깊은 고객으로, 대우조선이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지속해서 발주를 해줬다.

이번 발주의 경우도 지난달 14일 두 회사가 VLCC 발주 협의를 이미 마친 상황이었으나,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방안이 발표되고 대우조선이 자율적 채무 재조정에 성공해야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어 최종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방안을 면밀히 검토했으며, P-플랜(Pre-packaged Plan·사전회생 계획안 제도)에 들어갈 경우에도 회사가 충분히 회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선박 발주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에는 노조도 힘을 보탰다.

홍성태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선주에게 편지를 보내 수주를 확정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홍 위원장은 편지에서 "대우조선 노사는 발전적이고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대우조선에서 건조되는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 최고의 품질과 납기 준수로 선주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1994년 첫 거래 이후 이번 계약을 포함하여 총 92척의 선박을 대우조선에 발주했다. 현재 총 18척의 안젤리쿠시스 그룹 선박들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와 루마니아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대우조선 정성립 사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 임직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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