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휴일근로

아내는 주 1회 야근, 월 1~2회 정도 휴일근로를 해.

주말 이틀은 엄마가 오롯이 제 것이라고 여기는 딸에게

엄마 휴일근로 일정은 불만일 수밖에 없어.

특히 금요일 야근, 토요일 휴일근로는 딸 처지에서 잔혹하지.

사실 엄마 처지에서도 잔혹하지만.

'금야토휴' 일정을 확인한 딸은 참을 수 없었나 봐.


"아빠, 아무리 생각해도 휴일에 회사 가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딸이 노동자 권리에 예민해지는 것 같아 기특했어.

불쑥 연대하고 싶은 마음이 솟더군.

 

"엄마 회사 앞에서 투쟁할까?"

"투쟁이 뭐에요?"

"엄마를 돌려달라고 외치는 거."

"네, 좋아요."

 

하지만, 무력한 아빠는 딸과 투쟁을 실천할 수 없었어.

회사가 아내를 영원히 돌려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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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억울해서

 

"요즘 며칠 동안 예지 아이스크림 계속 먹었데이."

"아닌데."

 

아내 취조를 부인하는 딸 눈가가 벌써 촉촉해지더군.

아내도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는지 금세 정정했어.

 

"아, 맞다 어제 안 먹었지?"

 

딸은 고개를 끄덕였으나 여전히 표정은 침통하더군.

그럴 수밖에 없잖아. 얼마나 억울했겠어.

또 해결사 아빠가 나설 타이밍이지.

 

"아빠는 예지가 아이스크림 계속 먹어도 상관없는데 뭐가 섭섭해?"

"계속 먹은 게 아닌데 엄마가…"

 

순간 딸 심정을 완전 이해할 수밖에 없었어.

따지고 보면 나도 술을 맨날 마시지는 않거든.

하루 건너뛰는 날도 분명히 있지.

하지만, 아내는 어이없게도 '맨날 술 마신다'며 다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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