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민 힘 모으면 광역시 충분히 가능"

이번 달 '향우' 손님은 좀 특별하다. 경남 출신이 아니라 경남을 위해 일하고 있는 '향우'이기 때문이다. 인천 출신의 김세권(45) 창원시 서울사업소장은 "작년 8월 임명돼 정신없이 6개월을 보냈다"며 "창원시는 광역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창원시민의 적극적 호응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천 출신 창원시 서울사업소장

Q. 경남 출신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인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지난 2000년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안상수(현 창원시장) 의원실 비서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고 그로부터 12년 동안 안 의원을 보좌했습니다. 19대 국회 때는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실에서 근무했구요. 총 16년 동안 정책 보좌진으로서 전문성을 쌓아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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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권 창원시 서울사업소장. / 고동우 기자

Q. 혹 정치에 관심이 있었던 건가요?

"전혀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늘 정치인 옆에서 보좌를 해왔지만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더군요. 국회의원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으로 관련 업무를 많이 해서 그런지 권력 욕심도 없구요. 대학원에서 정치광고를 전공했는데 가장 매력 있는 직업이 보좌진으로 보여 시작한 것뿐입니다."

Q. 창원시 서울사업소장은 어떻게 되신 건가요.

"국회에서 경험을 기반으로 민간기업이나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대다수 지자체 서울사무소가 정부 부처와 지자체를 잇는 연락소 역할 정도밖에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상수 창원시장님이 국회를 잘만 활용하면 시 예산 확보와 시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7월 국회 보좌관 경험자를 공개 모집했고 개방형 직위인 서울사업소장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8월 26일 임명됐으니 약 6개월 정도가 됐네요."

Q. 강연도 다니는 것 같던데요.

"예비 보좌관이나 공공기관 예산 담당자 상대로 강의를 하곤 합니다. 한국비서협회라는 단체에서 국회 보좌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마침 협회에 아는 분이 있어 그분 부탁으로 국정감사 노하우·전략 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안상수 시장 국회의원 시절 12년 동안 보좌

Q. 창원시 서울사업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지난 2008년 개소했는데요. 당시는 담당자가 1명만 있어서 연락소 역할만 했습니다. 그러다 안상수 시장 부임 직후인 지난 2014년 12월에 조직을 확대·개편해 현재는 정원 8명으로 일하고 있죠. 사업소는 국회 업무가 많은 특성상 서울 여의도 국회 맞은편에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국회·중앙부처를 상대로 한 국비 확보 활동, 창원시 지원 관련 법안 통과 또는 불리한 법안 저지, 중앙부처 공모사업 유치, 민간 또는 외국 자본 유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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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3일 국회에서 예비 보좌진을 상대로 국정감사 노하우 강의를 하고 있는 김세권 소장.

Q. 경남도 서울본부와 창원시 서울사업소 규모가 비슷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좀 비대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수도권에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만큼 많은 일을 하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서울사업소 한 해 예산이 10억 원인데, 지난해 창원시청 내진 성능 보강 관련 정부 예산을 확보한 것만 9억 원입니다. 사실 광역시급 사업소가 맞긴 맞습니다. 인구도 공무원도 많은 창원시 특성상 자연스러운 게 아닌가 합니다."

Q. 사업소장에 임명된 후 어떤 구체적 성과가 있었나요.

"정신없이 6개월을 보냈습니다. 잘 알겠지만 창원시는 광역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지난 9월 '창원광역시 설치 법률' 입법청원서를 제출하고 이어 11월에 설치 법안을 발의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국비 확보를 위해 국회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보좌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뛰었고 역대 최고액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제 자신도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덕분에 서울사업소가 지난해 창원시 최우수부서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창원광역시, 몸집에 맞는 역할 달라는 것

Q. 광역시 승격이 역시 최대 과제일 거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뾰족한 방안이 있는지?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 통과 노하우를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자세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전략을 세워 치밀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이 추진하는 법안도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데 어려움이 있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반대 의견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죠. 결국 창원시민의 적극적인 호응이 있어야 통과될 수 있다고 봅니다."

Q. 새삼스럽겠지만 광역시 승격의 당위성을 설명해 본다면요.

"쉽게 말해 몸집은 큰데 소형차를 끌고 다니는 상황이죠. 인구 4~5만 명 되는 도시와 100만 명 되는 도시가 정부 부처 등으로부터 동격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운신의 폭이 너무 좁은 것이죠. 몸집에 걸맞은 역할을 달라는 겁니다. 혼자 사는 것과 대가족 살림을 꾸리는 게 같을 수 없지 않겠습니까?"

Q. 광역시 외에 주력하는 일은 또 무엇입니까.

"얼마 전 창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2018년 국고확보 추진 대책보고회가 안 시장님 주재로 있었습니다.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한 시 차원의 조직적 활동이 시작된 거죠. 대다수 부서가 서울사업소와 협업을 하게 될 겁니다. 특히 정부 예산이 국회로 넘어오기 전, 각 부처별 예산 확보 활동을 위해 설명회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자체 차원의 예산확보 전략 매뉴얼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밖에 언론·방송을 대상으로 창원시를 홍보할 만한 아이템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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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안상수 창원시장으로부터 서울사업소장 임명장을 받는 김세권 소장.

안 시장, 까다롭지만 배울 점 많아

Q. 가까이서 본 안상수 시장은 어떻습니까. 장점·단점 다 부탁합니다.

"다양한 공직 경험과 매우 치밀한 전략을 갖고 있는 분이죠. 입법부·행정부·사법부 모두를 거친 경륜이 창원시 발전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업무 철학·스타일도 많은 부분 안 시장님으로부터 배운 것입니다. 목표가 생기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계시죠. '번지수를 잘 찾아라' 하는 것도 늘 강조하는 말입니다. 물론 처음 겪는 사람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논리적으로, 근거 있게 설명을 해야 하는데 꽤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Q. 창원·경남 사람에 대한 인상이 어떻습니까.

"창원을 가면 왠지 많은 분이 평온해 보입니다. 대부분 친절하고 정이 많은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만큼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 아닐까요? 땅도 넓고 교통도 좋고. 고향은 아니지만 언젠가 꼭 살아보고 싶은 곳입니다."

Q. 업무 외 특별한 관심사가 있는지.

"책을 쓰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묶어서 쓰려구요. 요즘 좀 바빠서 작업이 지지부진하지만 국회 보좌진을 꿈꾸거나 국회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재미있게 읽힐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삶의 계획이 있다면요.

"벌써 공무원 17년 차네요. 우선 서울사업소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야죠. 저만의 결과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목표한 20년을 다 채우겠죠? 그러고 나서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싶습니다. 결국 독립이죠. 오랜 국회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팅 같은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겠죠. 할 게 없어서 또는 주변 사람으로 인맥으로 하면 무엇이든 망합니다. 저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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