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진출·영남권 소주시장 공략 위해…맥주도 계속 생산

하이트진로가 맥주 생산 공장인 마산공장(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소주 병입라인과 물류센터를 추가할 계획이다. 수입 맥주 공세로 맥주 판매가 저조한 상황과 소주 시장에서 더욱 높아진 입지가 맞물린 결과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했다. 하이트진로 부진 원인으로 수입 맥주가 꼽히는 가운데 실제 지난해 맥주 수입량은 3년 만에 130% 증가한 22만 5000t을 기록했다.

수입 맥주가 무서운 속도로 한국 맥주시장을 잠식하면서 마산공장이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산공장 관계자는 "한때 생산라인을 주·야간으로 가동해야 할 정도로 물량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최근 맥주 소비 감소로 야근과 주말근무가 사라졌다"고 했다.

하이트진로 맥주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소주 인기는 날로 올라가는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하이트진로는 저알코올 소주 '참이슬 16.9'를 1억 병 판매했다고 밝혔다. 참이슬 16.9는 경남·부산지역을 공략하고자 지난 2015년 부산에서 처음 선보인 제품으로 알코올 도수는 16.9도다.

순해진 참이슬은 저도주가 강세인 동남권에서 제대로 통했다. 부산에서 출시 4개월 만에 200만 병을 판매하는 등 판매량이 늘면서 경남지역은 물론 대구·경북 등 영남권 전체로 판매가 증가했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 면세점 입점 등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수출 시장도 커졌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소주의 동남아 수출액은 1320만 달러였다. 2011년 265만 달러에서 2014년 600만 달러, 2015년 1200만 달러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주 생산을 확대할 필요가 생겼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동남권 TF팀 활동 등에 힘입어 경남·부산지역 판매가 지난해보다 20~30% 늘었고, 동남아 진출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추가 생산 수요가 발생했다"며 "기존 소주공장에는 소주 라인을 추가할 곳이 없어 마산공장을 활용해 소주 생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맥주 물량이 줄어든 탓에 마산공장에서 맥주 라인을 빼고, 본격적으로 소주 생산을 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측은 기존 맥주 라인은 그대로 두고, 소주 병입시설을 한두 대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병입이란 다른 지역에서 만든 원액을 가져 와 용기에 담기만 하는 작업을 말한다. 또 동남권에 없던 소주 물류센터도 확보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물류센터가 만들어지면 물류비와 운송비 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남·부산지역 시장 확대에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마산공장 구성원 사이에서 새로운 설비가 들어오면 줄어든 일감을 보전해 추가 희망퇴직 없이 공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알려왔습니다>

△11일 자 9면 '하이트진로 마산공장 리빌딩 소주 병입라인·물류센터 추가' 제목 기사에서 '하이트진로가 맥주 생산 공장인 마산공장(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소주 병입라인과 물류센터를 추가할 계획이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마산공장 추가 설비계획은 사실이지만 물류센터 추가 건설 계획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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