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이틀간 4차례 더 열려
참석 채권액 '3분의 2' 이상 동의 얻어 가결

정부가 마련한 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안이 17일 오전 열린 첫번째 사채권자 집회에서 무난히 통과됐다.

17∼18일 이틀간 사채권자 집회가 4차례 더 열리지만, 일단 대우조선은 법정관리 위기를 모면하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신규 자금 2조9천억원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우조선은 17일 오전 10시부터 다동 서울사무소에서 대우조선이 발행한 7월 만기 3천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첫 집회를 개최한 결과, 정부의 채무재조정안이 참석 채권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 가결됐다고 밝혔다.

총 3천억원 중 2천403억5천800만원이 참석했고, 참석자의 99.9%(4천700만원)가 찬성했다.

1시간10분가량 이어진 집회에서 반대 의견은 없었고, 회사의 지속가능성, 대주주의 책임, 회수율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채무재조정안은 회사채 50%를 주식으로 바꿔받고(출자전환),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해주는 내용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총 3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대상으로 열린 첫 번째 집회에는 사학연금(500억원)과 국민연금(400억원), 우정사업본부(400억원), 농협(300억원), 중소기업중앙회(200억원), 수협(180억원), 한국증권금융(100억원) 등이 참석했다.

국민연금은 이날 새벽 0시께 채무조정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고 중기중앙회는 앞서 공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날 첫 번째 집회가 통과된 것으로 미뤄볼 때 사학연금과 우정사업본부도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찬성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의 채무 재조정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한 17일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대형 크레인 뒤로 안개가 껴 있다. / 연합뉴스

대우조선 관계자는 "1차 집회가 국민연금의 결정이 늦어져 찬반 결정이 덩달아 늦어진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농협, 수협 등 다양한 회사채 보유기관들이 속해 있어서 5회차 중 가장 마음 졸이던 집회였는데 무사히 통과돼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에 11월 만기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해 열리는 두 번째 집회는 690억원 어치를 보유한 우정사업본부 의견이 관건이지만 이미 찬성 입장을 밝혀 가결이 확실시된다.

또 오후 5시에 4월 만기 4천400억원어치 회사채에 대해 열리는 세 번째 집회는 1천900억원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키를 쥐고 있는데, 이미 찬성 입장을 밝힌 터라 가결이 예상된다.

18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네 번째 집회는 2019년 4월 만기의 600억원어치 규모가 대상으로, 200억원을 보유한 중기중앙회는 이미 찬성했고 300억원을 보유한 신협 의견이 관건이나 가결이 점쳐진다.

18일 오후 2시에 다섯 번째로 열리는 집회는 내년 3월 만기 도래 3천500억원어치가 대상으로, 이중 1천100억원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이미 찬성하는 등 가결이 예상된다.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안이 가결되려면 5개 회차에서 따로따로 참석 채권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고, 전체 채권액으로는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대우조선이 자율적 채무재조정에 성공하면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당장 이달 말부터 2조9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 김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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