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 개선 캠페인] (3) 열악한 마산, 진해 초교 스쿨존
통학로에 불법 주정차해놓고
시속 30㎞ 규정 무시하기 일쑤
어른들 '무개념'곳곳서 발견

17일 오전 8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초등학교 앞 정문. '통학로'라고 적힌 길 위에 버젓이 승용차 한 대가 주차돼 있었다. '배움터 지킴이' 김동찬 씨가 차 주인에게 연방 전화를 걸어보지만 헛수고였다.

김 씨는 "사람들이 학생들 통학로에 주차하는 걸 예사로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들 등굣길 얼마나 방해가 되는데…"라며 혀를 찼다. 산호초등학교는 주민들 주차 편의를 위해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학교 주차장을 개방하고 있다. 김 씨는 매일 오전 7시 40분에 나와 차를 이동하지 않은 이들에게 전화를 돌린다고 했다. 월요일이 제일 힘들다고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학교 앞 건널목에서 대부분 차가 시속 30㎞ 속도 준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아이들이 다녀야 할 학교 주변 인도도 불법으로 주정차한 차들로 점령된 상태였다. 불법 주차한 차에 가려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저학년 아이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안전을 운에 맡겨야 할 판'이었다. 함께 간 김용만 경남도교육청 스쿨존담당 파견교사의 긴긴 한숨과 탄식이 이어졌다.

'배움터 지킴이' 김동찬 씨가 17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초등학교 앞 정문에서 이 곳에 주차된 차 주인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민병욱 기자

김 교사는 "스쿨존을 어른 시각으로만 보거나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초등학교 1~2학년이 혼자 다녀도 걱정할 필요 없을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산호초교는 학생수도 많고 동네에 사는 시민들도 많아서 아이들은 상당히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어른들이 동네 주변 부족한 주차시설 탓하면서 어쩔 수 없다고 나오면 개선될 여지는 없다"며 "주차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안전한 통학로 또한 중요함을 인정하는 문화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9시 20분께 창원시 진해구 웅동초등학교를 둘러봤다. 학교 정문은 산호초등학교 앞 상황과는 '천양지차'였다. 불법 주정차한 차 한 대 볼 수 없었고, 시야도 시원하게 확보돼 있었다. 게다가 차들이 달리는 속도를 인지할 수 있도록 속도를 알려주는 '과속경보시스템'도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학교 후문 쪽 상황은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학교에서 교육환경보호구역을 만들면서 철제 울타리를 설치했는데, 인도가 울타리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아이들이 등하교 때 이 인도를 이용할 수 없게 돼 있었다.

김 교사는 "지난주, 이 학교 실장님과 통화했는데, 자기도 올해 학교로 왔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했다. 확인을 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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