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의식에 실험 정신까지 더한 메시지
전자개표 시스템 취약점 다뤄

투표가 아니라 개표가 결정한다고? 영화는 의구심을 갖고 개표 참관인으로 개표 장면을 지켜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게 한다.

<더 플랜>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프로젝트 부가 4년간 제작했다.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모든 문서를 정보공개 요청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데 2년, 자료를 토대로 숫자를 분석하는 데 2년이 걸렸다.

김어준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2012 대선은 통계적으로 기획된 선거였다. 똑같은 일이 다시 발생해선 안 되겠단 목적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했다. 그랬기에 단기간에 많은 이에게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는 영화란 매개를 택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전자개표기 문제가 그저 음모론적인 시각이 아님을 보여주고자, 수학·과학 다큐멘터리로 접근한다. 자료에 근거한 통계로 수학자, 통계학자의 분석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국내외 해커까지 동원해 전자개표기가 얼마나 불안전한지를 실험한다. 개표기가 빠르고 정확하다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단순한 해킹 프로그램 하나로 실제 기표한 그대로가 아니라, 해킹한 프로그램에 인식된 비율로 결과를 도출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실험 참가자들은 믿을 수 없는 실험 결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무력하게 "너무 무섭다", "주권 침해다"라고 말한다.

수많은 사람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영화는 철저하게 선거를 목표로 기획됐다. 시민들에게 개표 시스템의 취약함을 알리고 시민의 힘으로 제대로 감시할 것을 촉구한다.

102분, 15세 관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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