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이지캐쉬 ATM(현금자동입출금기기)’ 악성코드 감염으로 일부 고객 정보가 유출된 지 한 달여. 그런데 은행·카드 일부 고객들은 이제서야 관련 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어루둥절해 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4일 전국 편의점·대형마트에 설치된 청호이지캐쉬 ATM 63대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은행·카드사에 정보유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 2500여 카드 고객에 대해서는 카드 재발급 또는 비밀번호 즉시 변경을 개별 안내하도록 했다. 하지만 25일 가까이 지난 8~9일, 씨티은행 고객 28명 계좌에서 돈이 인출돼 태국으로 빠져나간 사실이 드러났다. 청호 ATM 유출 정보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액수가 크지 않았지만 고객들 불안감을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황모(43·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지난 18일 한 은행으로부터 안내 문자를 받았다. ‘당행에서 점검한 결과 고객님께서도 청호이지캐쉬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사례가 있어 정보유출 가능성이 있으므로 본인 실명확인증표와 사용하신 카드를 지참 후 가까운 ○○은행 영업점에 방문하시어 해당카드 재발급과 출금계좌 비밀번호 변경을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이었다.

황 씨는 “창원시 홈플러스 마산점 1층 청호이지캐쉬 자동화기기를 몇 달 전까지 두세 번 사용한 적이 있다”고 했다. 황 씨는 “해당 ATM 악성코드 감염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늘 문자메시지를 받고서야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또 다른 은행 카드 이용자인 김모(40·창원시 성산구) 씨도 “나 역시 지난 14일 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유출된 정보가 범죄에 이용되려면 이미 쓰이지 않았겠는가”라며 “특히 나 같은 경우 보이스피싱 내용으로 오인해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처럼 사고 발생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고객들에게 안내된 이유는 뭘까?

한 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발생 직후 정보유출 가능성이 높은 명단을 알려왔다. 이에 즉각 해당 고객들에게 전화해 카드 재발급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또한 “이후 금감원에서 이달 5·6일께 잠재적 우려 고객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했고, 해당 고객 전수조사를 하는데 며칠 걸렸다. 이후 지난 11일부터 오늘까지 순차적으로 안내했다. 일선 영업점에 관련 정보 세팅을 위해 순차적으로 알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정보유출 우려 잠재적 고객 기준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 11일까지 해당 ATM을 이용한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 문제가 아니지만 고객 항의도 있어 해당 직원들이 곤욕스러워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보이스피싱으로 오인하는 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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