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지사 시절 처음 심고 고사로 두 번 뽑아내

첫 사례는 교훈이 되기에 모자랐던 걸까.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지사 시절 '채무 제로' 달성을 기념해 심은 나무가 또 교체됐다.

경남도는 지난 22일 도청 정문 부근에 심어진 '채무 제로 기념 식수' 주목을 뽑고 같은 자리에 40년생 주목을 다시 심었다.

이번에 심은 주목은 도산림환경연구원에서 가져 온 것으로 구입 비용이 따로 들지 않았으나 이번 교체 과정서 배수시설, 차광막 등을 설치해 총 330만 원이 들었다.

이번에 뽑힌 주목은 지난해 6월 20년생 사과나무(홍로)가 약 5개월 만에 죽어가자 바꿔 심은 것이었다. 해당 주목 역시 약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시들었고 도는 다시 나무 교체라는 카드를 꺼냈다.

교체된 주목은 도산림환경연구원으로 보내졌다.

24일 경남도가 도청 앞 죽어가는 주목을 새 주목으로 다시 심고 그늘막을 설치한 모습.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도 관계자는 "이번엔 배수시설을 만드는 등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신경을 썼다"며 "앞으로도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이번 나무 또한 제대로 자라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산림전문가 박정기 씨는 "배수시설이 도움이 되긴 하겠으나 고산지대 수목 특성상 복사열·고온 등에 약하기 때문에 이번 역시 제대로 생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같은 자리에 나무를 두 번이나 다시 심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나무의 생리적 특성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채무 제로 기념만 생각하는, 전형적인 보여주기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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