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때리는 남편보다 말리는 시어머니가 더 밉다'고 했는데 지금 일본이 하는 걸 보면 딱 그 짝이다. 저들 국민을 위해 대피계획을 세우겠다느니, 무슨 미사일 개발을 해야겠다는 등 그야말로 당사자는 가만있는데 옆에서 구경하는 저들이 더 난리다. 마치 대장간에 풀무질하듯 미국이든 우리든 은근히 싸움을 부추기는 것 같고 즐긴다는 생각이 든다.

그 꼴을 보면 때리는 남편에게 몇 대 더 쥐어박히더라도, 그 손아귀를 벗어나 말리는 척하는 얄미운 시어미(일본) 머리채를 잡고 쥐어뜯고 싶은 심정이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분통이 터져 허공에다 대고 실컷 욕이라도 하고 싶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도 아니고, 아베는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바치고 다른 이들은 참배까지 하는 것은 저들끼리 일이니 그렇다 치자. 한국의 전쟁 운운하며 위기감을 조성해서 그것을 기회로 자기들도 다시 총칼 차겠다는 심보는 도둑의 심보를 넘어 강도나 할 짓 아닌가.

지나간 역사에 대한 분노는 너무도 자주 듣고 생각한 까닭에 지금은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위안부 합의, 소녀상 문제, 그것이 못마땅해 자국으로 가버린 대사, 독도에 대한 헛소리, 저들의 교과서, 우리가 계속 손해만 보는 것 같아 분하지만 그것에 연연해 입술만 깨물고 싶지도 않다.

내가 더 분통 터지는 일은 이 같은 일을 수없이 겪고도 정신 못 차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태다. 나는 여태껏 살며 일본과의 어떤 합의에서 한 번도 시원한 꼴을 보지 못했다. 늘 개운치 못하고 어김없이 뒤탈이 생기는 것이다. 정말 가슴 답답하게 왜 그럴까.

말만 하면 애국을 입에 달고 사는 정치인이나 시대의 지도층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꼭 일러주고 싶은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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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배를 저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될 수 없다"라는 몽테뉴의 말이다. 어중이떠중이 같은 사람에게 아무리 바람이 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꼭 우리를 보고 하는 소리 같아 부끄럽다.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우리 위정자들이나 이번 대통령이 될 사람은 바람의 방향을 잘 아는 익숙한 뱃사공이 되어 이 나라를 바르게 끌고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말 그렇게만 해준다면 나는 눈물이 나도록 고마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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