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나라의 가장 큰 일꾼일뿐
얼마나 약속 잘 실현하는지 챙겨야

대통령선거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선거가 과열되고 있다. '주적 논쟁',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문제' 등 안보관을 두고 매일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19대 대통령 선거' 17, 18에서 숫자만 바뀌었을 뿐 예전 분위기와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

유권자들도 덩달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입장에 따라 '색깔론'과 '안보장사' 또는 '자질 검증'과 '진실 규명'이라는 이름으로 편을 나누어 가세하고 있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후보,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 더 나아가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다 적으로 돌려 북한 정권과 북한 군부보다 더 혐오하는 듯하다.

일부의 말처럼 '예송논쟁'이 재현되고 있다.

사실 후보들 주장은 표를 얻기 위한 하나의 전술이자 자기 진영의 장기적인 정치세력 유지를 위한 레토릭(말치장)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국민도 여기에 매몰돼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어 안타깝다. 대통령을 뽑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베팅한 말이 우승하기를 바라는 모습 같다.

선거 이후 만약 자신이 지지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됐다고 이민을 떠날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고 다시 탄핵해서 새 대통령을 끌어내릴 것인가.

'탄핵 정국'을 지나면서 국민은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져 되돌리기 어려운 갈등과 혼란을 겪었다. 지금처럼 간다면 새로운 대통령도 선거 후유증 탓에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인 국민 화합을 실현하기 어려워진다.

선거가 13일밖에 남지 않았다. 우선 갈등 조장과 네거티브 전술에 휘둘리지 말고 정책 하나하나의 내용과 실현 가능성을 따져 후보를 고르자. 그리고 꼭 투표하자.

'투표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했지만 투표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참여, 참정의 의미를 강조한 말이다. 그러니 이제는 투표만으로 그 역할이 끝나지 않는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를 지켜보며 박근혜 대통령을 뽑았던 사람들은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는 말까지 했다. 물론 대통령을 잘못 뽑은 부분도 있지만 국민이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도 크다.

대통령은 나라의 가장 큰 일꾼일 뿐이다. 일꾼에게 일을 시켜놓고 챙기지 않는 것은 주인의 직무 유기다. 대통령을 뽑은 것으로 끝이 아니라 이후 얼마나 약속을 잘 실현해 국정을 이끄는지 계속 살펴야 한다.

유은상 기자.jpg

더불어 대통령이 모든 것을 해줄 것이라는 헛된 기대도 버리자. 사실상 대통령 한 명이 5년간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D-13. 냉정함을 되찾아야 한다. 선거판에서 후보들이 어떤 말로 유혹하든 국민이 중심을 잘 잡으면 된다. 한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과 일치한다고 했다. 지난해 실감했던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교훈을 되새겨 보자. 그래서 지금, 그리고 투표 이후 대통령보다 나라의 주인인 당신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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