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경우 흉통 증상 호소
사람따라 비전형적 통증 발생
약물 치료 어려운 중증 환자
관상동맥 중재술·우회수술 등

몇 년 전 소화가 심하게 안 되는 듯 가슴이 답답하던 50대 직장인 ㄱ 씨는 병원에 갔다가 협심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바로 가슴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심장으로 가는 3개의 혈관 중 하나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전 세계 사망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심혈관 질환. 창원시 마산합포구 MH연세병원 심장내과 이대성 과장의 도움말로 협심증에 대해 알아본다.

◇협심증이란

협심증은 혈관의 동맥경화, 그리고 혈관의 혈압 및 혈류 조절 기능이 떨어져 발생한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심장 근육, 즉 심근의 더 많은 펌프 운동이 필요해져서 심근의 산소요구량이 증가하면 우리 몸은 자발적으로 관상동맥이 확장해 혈액 공급을 증가시키고 산소요구량을 충족시키게 한다.

이 과장은 "혈액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산소 요구량과 공급량 불균형이 발생하면 산소 공급에 민감한 심장 근육은 허혈성 손상을 받게 되고, 우리 몸은 이런 상황을 흉통으로 느끼게 된다"며 "이렇게 관상동맥 혈류 저하로 흉통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들을 협심증이라 한다"고 소개했다.

심근 허혈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좁아졌거나 막혔을 때 생긴다.

MH연세병원 심장내과 이대성 과장은 가족력 등 다른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은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원정 기자

◇종류와 증상

협심증은 안정형과 불안정형, 변이형이 있다.

안정형 협심증은 관상동맥 내부에 동맥경화가 발생해 내부 직경이 좁아져 혈류량이 줄어들고, 심근의 산소요구량이 증가할 경우 충족할 만큼의 혈류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일상에서는 걷거나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물체를 들었을 때,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과식하게 된 경우 등에서 산소 요구량이 증가하게 된다.

협심증의 전형적인 양상은 활동 시 가슴 정중앙, 좌측 가슴에 5~10분 지속되는 통증이다.

이 과장은 "환자들은 뻐근하다, 짓누르는 것 같다, 꽉 조이는 것 같다, 가슴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이 화끈거린다 등으로 증상을 설명한다. 통증은 좌측 어깨나 팔, 턱, 목, 명치 부위 등으로 퍼지기도 하며, 흉통과 함께 식은땀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환자에 따라서는 비전형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과장은 "목의 통증, 소화불량, 어깨 통증으로 이비인후과, 소화기내과, 정형외과를 먼저 찾았다가 뒤늦게 협심증으로 진단받는 환자가 드물지 않다"며 "고령 환자나 당뇨 환자는 통증 감각이 무뎌져서 통증 없이 활동 시 발생하는 호흡곤란 증상이 주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안정형 협심증은 쉬거나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약물을 투여하면 호전된다.

이 과장은 "일반적으로 협심증이라 하면 안정형 협심증을 이르는 것"이라며 "불안정형 협심증은 심근경색에 더 가깝다. 약해진 혈관이 찢어져 노폐물이 노출, 혈전이 형성되지만 혈관이 완전히 막히지는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불안정형 협심증은 안정형보다 증상이 더 심하고 지속 시간도 10~15분으로 더 길다. 쉬어도 불편함이 남아 있다.

이와 달리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관상동맥이 경련을 일으켜 심근으로의 혈액 공급이 감소해 흉통을 유발하는 협심증을 변이형 협심증 또는 혈관 연축형 협심증이라 한다.

◇관상동맥 조영술로 확진

흉통으로 병원에 갔을 때 전형적인 협심증으로 의심되고 상태가 좋지 않으면 관상동맥 조영술로 바로 확진검사를 한다.

관상동맥 조영술은 팔이나 다리에 있는 혈관을 통해 카테터라는 가늘고 긴 관을 관상동맥까지 넣고 조영제를 주입해 병변이 어디에 얼마만큼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진단 후 병의 중증도에 따라 협심증 치료법인 관상동맥 중재술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애매하지만 완벽하게 협심증을 배제하지 못할 때는 운동부하검사 등 선별검사를 하게 된다.

협심증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과 관상동맥 중재술, 그리고 관상동맥 우회수술이 있다.

혈관이 얼마나 좁아져 있는지에 따라 치료 방법을 정한다.

협심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약물치료이다. 동시에 고혈압·당뇨와 같은 동반된 질환의 치료, 흡연이나 비만과 같은 위험 요소 교정이 필수이다.

관상동맥 중재술은 좁아진 혈관 부위를 영구적으로 확장시켜 주는 치료이다. 관상동맥 조영술과 같은 방법으로 시행하는데, 관상동맥에 넣은 카테터를 통해 아주 가느다란 특수 기구(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과 질병 개선이 어려운 중증 협심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스텐트는 재협착이 많이 생기는 단점이 있는데, 약물방출 스텐트 개발과 각종 약물로 재협착률을 줄였다. 하지만 약물방출 스텐트도 혈전증 발생 우려가 있으므로 항혈소판 약물을 사용한다.

이 과장은 "1년 이상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1년이 지나면 혈전증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연구 결과 간혹 생기기도 한다. 그러므로 심장 기능 보호와 스텐트 혈전 형성을 막기 위해 보통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줄일 수는 있지만 끊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관상동맥 우회수술은 다혈관에서 심한 관상 동맥 협착이 있거나, 관상동맥 중재술이 불가능한 병변에서 대안적인 치료 방법으로 사용된다. 치료효과는 관상동맥 중재술과 비슷하고 재발률은 비교적 낮지만, 고위험도의 수술과 이에 따른 합병증, 후유증 발생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생활습관 개선으로 재발 방지 조력

협심증 환자들은 평소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까.

이 과장은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하지만 약을 잘 먹는다고 재발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병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치료를 잘 받고 철저히 생활습관을 관리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심증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소로는 고령, 흡연, 음주, 고혈압, 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가 있으며 그외 비만, 비활동성, 가족력, 고중성지방혈증 등이 있다. 이러한 위험요소를 적절하게 관리해 협심증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식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저염식이를 하고 육류 대신 생선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

운동도 하루 30분 이상 걷거나 가볍게 뛰는 등 유산소 운동이 도움 된다.

이 과장이 제일 중요하게 꼽은 것은 금연이다. 운동이나 식이, 약 복용 등 다른 것을 모두 잘해도 흡연을 하면 혈관이 또 막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과장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만성 성인병 발생이 증가하는 4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등 중증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가족력 등 다른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의 경우 자신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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