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STX조선해양이 1년 5개월 만에 수주에 성공하며 회생 가능성을 높였다.

STX조선해양은 2곳의 국내선사로부터 탱커 4척(옵션 1척 포함)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5년 11월 이후 수주절벽에 가로막혀 수주가 없었던 STX조선해양은 약 17개월 만에 기다리던 수주의 물꼬를 텄다.

계약 선박들은 1만 1200 DW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roduct Oil & Chemical Tanker)이다. 길이 120m, 폭 20.4m 규모의 탱커로 1만 2550㎥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진해조선소에서 건조돼 오는 2018년 4분기부터 1~2개월 간격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STX조선해양은 선주사 요청에 따라 선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근 시장가격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박은 선박운영 유연성 확보하고자 부식성이 강한 여러 종류의 화학제품과 정유제품을 적재하도록 건조되며 아시아 연안 해역 운항에 최적화된 경제적 맞춤형 선박으로 설계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2015년부터 한층 더 강화한 이산화탄소 배출(EEDI) 규제로 선박 연료소모량을 줄여 연비를 높이고 배기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한 친환경 고효율 선형으로 건조된다. 세월호 사고 이후 선박 안전에 전반적인 보완이 이뤄진 국내 선박안전법이 적용돼 선박·선원 안전을 한층 강화했다.

STX조선해양은 2013년과 비교해 약 60%의 인력을 감축하고 남은 임직원에게도 30% 이상 급여 삭감, 자산매각 등 혹독한 자구안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소형가스선(LNG선·LPG선), 중형선박에 대한 수주에 집중해 회생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RG(선수금 환급보증서) 발급이 계약발효 조건이므로 이를 위해 온 힘을 쏟겠다"며 "비록 글로벌 시황 악화 등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600여 척의 풍부한 건조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가스선과 중형 탱커 분야 강자로서 성능이 더 개선되고 안전성을 확보한 선박을 건조해 주력 선종 추가 수주 협상을 진행하는 등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현재 침체일로인 국내 해운-조선시장에서 석유화학제품운반선에 대한 강점이 있는 국내조선소와 같은 선형에 풍부한 운항 경험이 있는 국내선사 간 협업은 자국 발주로 불황을 버틸 체력을 비축하고 상생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