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찍은 사진 30점 시청·카페에서 전시해요 선학산·일몰 특히 뷰티풀"

하늘의 구름과 해의 빛이 만들어낸 진주. 익숙한 도시를 비현실로 만드는 영국 사진작가 스티브 로빈슨(49)이 첫 개인전 '영국인 사진가 Steve Robinson(스티브 로빈슨)의 눈으로 본 진주'전을 연다. 2년 넘게 작업한 사진 30점을 선보인다. 진주성, 진양호, 천수교, 금산 등이 담겼다.

스티브 로빈슨은 한국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5년 전 양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진주여중으로 근무지를 옮기고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영국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었다.

로빈슨은 한국에서 인생이 달라졌다. 자신을 위안하고 낯선 나라에서 적응하려고 꺼내 든 카메라가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몇 년 전 직접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해 동료 작

일몰 직후 블루타임에 찍은 천수교. /디스커버 진주
가 사이에서 유명해졌고 지난 2015년에는 창원 갤러리 고운에서 작품 몇 점을 선보였다. 진주를 국외로 널리 알리는 데 이바지했다며 진주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그의 사진은 극사실적이면서 초현실적이다. 마치 영국 대표 풍경화가 윌리엄 터너의 그림처럼 회화적인 요소가 짙다. 10~20분 사이에 찍은 사진 3~5장을 겹쳐 빛의 강약을 조절해 하나의 작품(HDR 기법)으로 만든다. 로빈슨은 매일같이 진주 선학산과 망진산을 오르며 셔터를 눌렀고 기다렸다.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작업하는 인내의 연속이었다. 특히 일몰 직후 '블루타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일 년에 며칠뿐인 '그날'을 위해 많은 시간을 산과 강에서 머무른단다.

그는 "고향 더럼(durham)과 닮은 진주를 사랑한다. 그중 선학산을 아주 좋아한다. 비 온 뒤에는 더욱 아름답다. 구름이 깨지기 시작하는 일몰은 환상적이다"고 말했다.

일몰에 찍은 남강. /디스커버 진주

이번 전시는 '디스커버 진주'와 함께다. 로빈슨은 현재 진주 지역 문화기획자김재희(41) 씨가 총괄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디스커버 진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진주 망진산에서 우연히 만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첫 개인전이 설렌다는 로빈슨은 "관객들이 다채로운 진주 모습을 보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한국에서 바뀐 삶에 만족한다. 이제는 포토그래퍼로 불리고 싶다. 1년 후 영국으로 돌아가 사진작가로 활동할 예정이다"고 했다.

전시는 15일부터 진주시청과 카페 더웨이닝커피 로데오점, 경상남도청 서부청사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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