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주요 공약으로 삼지 않아 추진력 약화
송순호 시의원 "공약화 실패 인정하고 운동 중단해야" 압박
창원시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창원광역시 승격 대선 공약화'가 무산되면서 한창 불타오르던 광역시 승격운동이 숨 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애초 안상수 시장은 대선 정국에서 주요 정당 대선 후보로부터 창원광역시 승격 공약화를 이끌어낸 후 차기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격상시킨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요 대선 후보 모두 '창원광역시 승격' 공약화에 유보적이었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창원광역시 승격'은 전국적인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맞물려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는 데 무게 중심을 뒀다.
창원시는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공약화'에 실패했고, 어차피 장기 목표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동안 쏟아온 노력을 감안하면 힘 빠지는 상황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창원광역시 승격운동을 중단하라는 주장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송순호(무소속·내서) 시의원은 17일 열린 창원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안상수 시장이 공언한 대선 공약화와 국정과제화는 이미 허언이 되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송 의원은 대선 공약화가 물거품이 된 점 이외에도 "창원광역시 승격 법률안 자체가 졸속이며 국가 정책 방향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광역시 불가론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송 의원은 "안 시장은 광역시 대선 공약화 실패를 인정해야 하고, 광역시 추진이라는 시정 방향을 중단해야 하며, 외치가 아닌 내치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라"고 촉구했다.
안 시장은 이러한 비판이 나올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대선이 끝나자마자 '내치'에 시 역량을 집중시키는 행보를 하고 있다.
또한, 대선이 한창일 때 '공약화'의 현실적 어려움을 이미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안 시장은 지난달 광역시 승격운동을 '투 트랙'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범시민추진협의회가 현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시장은 법률안 국회 통과를 위해 전력을 쏟겠다는 것이 '투 트랙 전략'의 골자인 셈인데, 사실상 현실적 어려움에 따른 장기 과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후 안 시장은 취임 초부터 역설해온 관광산업 활성화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오동동 광장 활성화를 위한 길 마켓 추진, 공공미술 활성화 방안 마련 등 디테일한 문화·관광정책을 직접 제시하는가 하면, 오는 24일 열리는 창원복합문화타운 기공식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지난 16일 창원관광공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히는 자리에서는 "굵직굵직한 정책이 시리즈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자신하는 등 '내치형 행정'을 과시했다. 그 대신 '광역시 승격'과 관련해서는 "계속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당장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내놓기가 어려운 시점이라는 걸 방증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송순호 의원이 시정질문에서 창원광역시 승격 문제를 놓고 안상수 시장과 설전을 벌일 때만 해도 갈등이 증폭할 듯했지만, 대선 공약화가 무산된 현 시점 '창'과 '방패' 모두 임팩트가 약해진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