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주요 공약으로 삼지 않아 추진력 약화
송순호 시의원 "공약화 실패 인정하고 운동 중단해야" 압박

창원시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창원광역시 승격 대선 공약화'가 무산되면서 한창 불타오르던 광역시 승격운동이 숨 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애초 안상수 시장은 대선 정국에서 주요 정당 대선 후보로부터 창원광역시 승격 공약화를 이끌어낸 후 차기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격상시킨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요 대선 후보 모두 '창원광역시 승격' 공약화에 유보적이었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창원광역시 승격'은 전국적인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맞물려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는 데 무게 중심을 뒀다.

창원시는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공약화'에 실패했고, 어차피 장기 목표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동안 쏟아온 노력을 감안하면 힘 빠지는 상황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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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구 석동 주민센터 벽면에 걸린 창원광역시 승격운동 현수막./경남도민일보DB

이런 가운데 창원광역시 승격운동을 중단하라는 주장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송순호(무소속·내서) 시의원은 17일 열린 창원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안상수 시장이 공언한 대선 공약화와 국정과제화는 이미 허언이 되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송 의원은 대선 공약화가 물거품이 된 점 이외에도 "창원광역시 승격 법률안 자체가 졸속이며 국가 정책 방향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광역시 불가론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송 의원은 "안 시장은 광역시 대선 공약화 실패를 인정해야 하고, 광역시 추진이라는 시정 방향을 중단해야 하며, 외치가 아닌 내치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라"고 촉구했다.

안 시장은 이러한 비판이 나올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대선이 끝나자마자 '내치'에 시 역량을 집중시키는 행보를 하고 있다.

또한, 대선이 한창일 때 '공약화'의 현실적 어려움을 이미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안 시장은 지난달 광역시 승격운동을 '투 트랙'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범시민추진협의회가 현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시장은 법률안 국회 통과를 위해 전력을 쏟겠다는 것이 '투 트랙 전략'의 골자인 셈인데, 사실상 현실적 어려움에 따른 장기 과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후 안 시장은 취임 초부터 역설해온 관광산업 활성화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오동동 광장 활성화를 위한 길 마켓 추진, 공공미술 활성화 방안 마련 등 디테일한 문화·관광정책을 직접 제시하는가 하면, 오는 24일 열리는 창원복합문화타운 기공식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지난 16일 창원관광공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히는 자리에서는 "굵직굵직한 정책이 시리즈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자신하는 등 '내치형 행정'을 과시했다. 그 대신 '광역시 승격'과 관련해서는 "계속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당장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내놓기가 어려운 시점이라는 걸 방증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송순호 의원이 시정질문에서 창원광역시 승격 문제를 놓고 안상수 시장과 설전을 벌일 때만 해도 갈등이 증폭할 듯했지만, 대선 공약화가 무산된 현 시점 '창'과 '방패' 모두 임팩트가 약해진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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