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의원으로 지역 무시에 탈·복당
몸마저 불편하다니 '용퇴'적극 추천

요즘 사천에서는 '우리 지역에는 국회의원이 없다'는 말이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사천·남해·하동 등 3개 지역을 지역구로 둔 자유한국당 여상규 국회의원이 올해 자신의 지역구에 내려온 것은 단 3번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3일 신년인사를 겸해서 한 번 내려오고 나서 보궐선거 지원과 사천 와룡문화제 참석이 전부다.

교통사고 후유증에 따른 건강 때문이라고 '좋은 마음으로' 이해를 하려고 해도 3개 지역을 지역구로 둔 의원 행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소극적이다. 살면서 '건강이 최고'라고는 하지만 지역민을 무시하지 않고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나랏일을 하는 국회의원이고, 몸이 불편한 관계로 지역구 관리는 소홀히 할 수 있다고 치자. 문제는 지역 발전에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해·하동은 어떤지 몰라도 사천 지역에서는 '여 의원 도움으로 사업비를 받았다', '여 의원이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여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다고 볼멘소리만 해댄다.

실제 한국조선산업을 견인할 훌륭한 향토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회생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던 SPP조선도 결국 문을 닫았다. 사천발전의 중심에 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 항공MRO(항공정비산업) 지정도 감감무소식이다. 남강댐 방류 피해 관련 문제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이러한 문제뿐이라면 '우리 지역에는 국회의원이 없다'는 말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여 의원은 최근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면서 분란의 씨앗을 잉태시켰다. 대부분 현직 국회의원이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맡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김재철 전 MBC 사장에게 사천·남해·하동 조직위원장을 맡긴 상태다. 이 때문에 지역민들 간에 갈등이 생기지 않겠는가. 자신의 영달을 위해 이리저리 기웃거린 국회의원 때문에 지역민들이 고통을 받아서는 안된다.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물론 당시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지역의 민심이 곱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서 입지가 좁아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둥지를 옮길 수는 있다. 그러나 쉽게 갔다가 쉽게 돌아온 행동에 대해서는 어떤 말로도 지역민을 이해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단지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속셈으로만 비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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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한 여 의원에게 '용퇴(勇退)'를 추천한다. 용퇴는 조금도 꺼리지 아니하고 용기 있게 물러난다는 뜻이다. 사람은 오욕칠정을 느끼는 감성체다. 그러므로 수많은 욕망에 눈과 마음을 빼앗기기 쉽다. 따라서 그런 욕망을 끊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아가고 물러남에 반드시 용기가 필요한데, 나아가는 행위보다 물러나는 일이 더 어렵다. 그러니 물러남에 용기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굳이 용퇴라고 하지 않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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