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이군현·여상규 의원, 당협위원장과 '불편한 동거'
지역 내 주도권 싸움 불보듯

바른정당 탈당 후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도내 국회의원 처지가 곤란하게 됐다.

바른정당 탈당파인 김재경(진주 을)·이군현(통영·고성)·여상규(사천·남해·하동) 의원은 대선 기간 홍준표 전 후보의 당무우선권 발동으로 복당이 예정돼 있다 지난 12일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결정에 따라 당에 다시 합류했다.

문제는 당협위원장 자리다. 한국당은 현직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는 게 관례다. 하지만 한국당은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이들 국회의원 선거구 당협위원장 인선을 모두 완료한 상태다.

한국당은 지난 1월과 2월 당협위원장 공모를 통해 '진주 을' 하용득 변호사, '통영·고성' 서필언 전 행정안전부 제1차관, '사천·남해·하동' 김재철 전 MBC 사장을 선임했다.

이 탓에 현역 국회의원이 졸지에 지역 분열의 씨앗이 돼버렸다. 이들 의원은 비록 홍 후보가 19대 대선에서 낙선했지만 자신들의 지역구에서는 홍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보다 큰 표 차로 앞서는 공을 세웠음에도 이를 인정받을 데가 없는 모호한 상황이다. 기존 당협위원장과 이들과 함께한 당원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를 두고 이들 지역구 한 도의원은 "현재 상황은 간단하게 '한 지붕 두 가족' 상태 비슷하다"면서 "당원 개개인의 생각을 잘 모르는 만큼 서로 대립과 반목이 없도록 논란을 수면 아래 가라앉혀 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역 한국당 관계자는 "진주·사천 등 서부경남권은 특히 태극기 집회가 여러 차례 열려 많은 당원이 아직 탈당파 의원들을 배신자로 보는 등 시선이 썩 곱지 않은 분위기인 거 같다"면서 "이제 당을 위해 하나로 뭉치자는 여론도 없지 않은데 이를 봉합하는 건 결국 지역구 의원들 몫 아니겠느냐"고 생각을 밝혔다.

'폭풍 전야' 같은 현 상황은 내달 말이나 7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 정가에 한차례 폭풍우가 휘몰아칠 전망이다.

현재로선 전당대회에서 누가 대의원 추천권을 행사해야 하는지도 모호한 상황이라 당내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지역구 의원과 당협위원장 간 치열한 명분 싸움이 불가피하다.

바른정당 탈당파로서는 지역 내 현안과 관련해 중앙정부를 통한 발 빠른 대응 등에 있어 강한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게 주요 명분이 될 전망이다.

반대로 현 당협위원장들은 복당 의원들이 정치적 소신과 철학도 없이 배신에 배신을 거듭한 부도덕한 인사라는 부정적 여론을 명분 삼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대립이 예상되는 지역구가 전국 각지에 포진한 만큼 한국당 중앙당이 전당대회 전 문제 해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어떤 식으로라도 지역 내 주도권 장악을 위한 심각한 내홍은 피할 수 없으리라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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