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과제" 밝혀 ... "보 수문 상시 개방해야" 등 촉구

4대강사업으로 설치된 16개 보를 완전 철거하기까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정도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역행침식 등을 막기 위해서는 준설작업으로 파낸 모래를 다시 강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제대 건설기술연구소 전상미 박사가 이같이 제시했다. 인제대 박재현 교수(토목공학)와 함께 오랫동안 4대강사업에 대해 연구해온 전상미 박사는 19일 오전 낙동강네트워크가 경남도청에서 연 기자회견에 앞서 '4대강 복원과 물관리, 새 정부의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2013년 1월 감사원 감사결과에 근거해, 전 박사는 "4대강사업의 목적이 잘못 설정됐고, 4대강사업은 운하사업이었으며, 설계가 잘못되었고, 공사는 부실했으며 유지관리도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녹조와 관련해, 전 박사는 "4대강 녹조 증가는 수온과 일조량, 인·질소 등과 무관하고, 보 건설로 인한 체류시간 증가가 직접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낙동강 저층의 수질은 오염이 매우 심각하고, 수질조사 결과 강 바닥은 무산소층이 형성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4대강사업 이후 수심이 깊어지고 체류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수심별 수질차가 더욱 커지고, 깊을수록 수질이 악화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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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대학교 건설기술연구소 전상미 박사는 1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실에서 낙동강네트워크의 기자회견에 잎서 "4대강 복원과 물 관리, 새 정부의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 오마이뉴스

조류독소도 문제다. 전 박사는 "남조류 중 우점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배출하며, 2015년 낙동강에서 456㎍/L이 검출됐다(WHO 기준 1㎍/L)"고, "일본의 경우 마이크로시스틴의 독성과 상위포식자 또는 쌀에 농축 여부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또 그는 "2015년 9월과 10월, 낙동강 어류를 대상으로 조류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한 결과, 강준치 내장(1.02㎍/g)과 숭어 내장(5.10㎍/g), 농어 간(1.68㎍/g)에서 검출되었다"고 했다.

재퇴적도 발생했다. 전 박사는 "4대강사업 이후 준설계획선 안쪽으로 재퇴적이 되거나 하상변화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대책을 제시했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6년 보 수문을 일시 개방(펄스방류)했는데, 전 박사는 "효과가 없다는 내부 보고서가 올해 3월 공개됐다"며 "방류 후 1시간 간격으로 수심별 남조류 세포수를 조사한 결과 방류 약 2~3시간 후에 표층의 남조류는 변화가 없거나 감소하지만 저층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긴급대책으로 보 상시 개방을 내놓았다. 전 박사는 "수문 상시 개방으로 현재보다 빠른 유속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녹조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 적절한 대안이다"며 "수문 상시 개방 시 낙동강 하류부의 경우 위치에 따라 최소 1.8~8.1m 수위차가 발생한다"고 했다.

한꺼번에 보 철거를 할 경우, 그는 "지천의 역행침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수위하강으로 취수시설의 정상적인 유지가 불가능하며, 본류 하천 수위가 내려가면서 주변 지하수위가 하강할 것"이라며 "역행침식과 지하수위, 취수구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를 철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4대강에 대한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가장 시급한 정책은 보 상시 개방이고, 5월말이면 4대강에 녹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녹조 발생 이전 4대강 본류의 16개 보 수문을 전면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상미 박사는 "동시에 보를 모두 없애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천천히 낮추어야 하고, 이는 일본 규슈 아라세댐 철거과정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적절한 하천의 경사를 조절하면서 제거해야 하고, 먼저 본류의 하천경사가 완만해지도록 남아 있는 준설토를 다시 본류에 공급하는 방안이 있으며, 지천과 본류의 합류지점의 하상경사를 고려하여 지천에도 모래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전 박사는 "일본과 미국의 보와 댐 철거 사례를 볼 때, 4대강사업의 전체 보 철거까지는 5~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을 강답게 흐르게 하라"

이어 낙동강네트워크는 "이제는 4대강 살리기이다. 4대강 수문은 즉시 개방하고, 생태복원을 위한 추진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차윤재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문재인정부가 해야 할 개혁이 많지만, 4대강사업과 관련한 공약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며 "국토부와 환경부 공무원들이 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어민 이홍국 양산어촌계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살리기에 기대를 하고 있다. 수문을 상시 개방해야 한다"며 "지금은 강에 나가면 고기가 없다. 생활할 수가 없어서, 일용직을 하고 있다"고, 농민 곽상수(고령)씨는 "지금은 수박 농사를 못 지을 정도다.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회견문을 통해 "보 상시 개방과 4대강사업 전면 재조사, 보 철거가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국민 대다수가 반대했으나 속전속결로 추진되었던 4대강사업이다"며 "독조라떼 마이크로스시틴이 낙동강 강바닥과 어류에 축적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낙동강을 강답게 흐르게 하라"며 "문재인 정부는 영남주민들의 절절한 염원인 4대강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보 상시 개방과 보 철거를 통하여 강을 강답게 흐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오마이뉴스 =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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