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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밥상 인문학' 제철 해산물 탐구생활

[창원 '화요미식회' 가봤더니]
5월 '볼락'주제 이야기꽃
식재료 얽힌 시·소설 낭독
마산 꽁토방서 구이 나눠

2017년 05월 23일(화)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창원 창동예술촌에서 '화요미식회'가 열린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제철 해산물로 이야기를 나누고 맛난 밥을 먹는다기에 찾아갔습니다. 지난 16일 학문당 뒷골목에 있는 창동예술촌교육관으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2017 창원시 도시재생 시민대학 시인과 함께하는 맛있는 밥상인문학'이 열리는 날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창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가 준비한 시민대학입니다. 지역민 누구나 참여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도시회복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입니다.

오전 10시, 송창우 시인이 김려 <우해이어보>에 나온 '볼락'을 이야기합니다. '신우해이어보 화요미식회'가 시작했습니다.

"자, 자기 얼굴에 맞는 생선을 말해볼까요?"

밥상인문학을 주도하는 송창우 시인이 화요미식회에 모인 시민에게 물었다. "나는 고등어, 나는 참돔…"이라고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창원 '신우해이어보 화요미식회' 5월 밥상인문학 주제인 볼락./이미지 기자

송 시인은 중학교 때 별명이 '볼락구'라고 했다. 입이 작고 우락부락한 얼굴 탓에 친구들이 놀렸단다.

조선 후기 학자 김려(1766~1822)는 <우해이어보>에서 볼락을 엷은 자주색 물고기라고 적었다. 진해 어부들이 그물로 잡지만 많이 잡지 못하고 거제 사람들은 젓갈을 담가 마산포구에서 생마와 바꿔 간다고 기록했다.

송 시인은 "볼록 튀어나온 눈 탓에 볼락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김려와 다른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볼락은 눈이 크고 입이 작다. 입술과 아가미는 아주 얇다. 크기는 조기만 하다.

주로 암초가 많은 연안 해역에 서식하고 몸빛깔은 물 깊이에 따라 다르다. 지역마다 '뽈락', '뽈라구', '뽈래기', '꺽저구', '우래기', '열갱이'라고 다르게 부른다.

볼락은 크기가 작아 메인 요리 주인공이 되기보다 김장김치에 들어가고 젓갈로 쓰인다.

'신우해이어보 화요미식회'에서 먹은 볼락구이. '꽁토방'이 볼락구이 정식을 선보였다./이미지 기자

소설가 공지영은 <시인의 밥상>에서 "어느 해 겨울인가 그녀에게 김치 한 통을 받아들고 나는 많이 놀랐었다. 글쎄 김장 김치 속에서 커다란 생선 한 마리가 통째로 나오는 것이었다. (가자미식해처럼 맛있다) 나중에야 그게 볼락이라는 것을 알았는데 그녀의 김치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남도의 진한 젓갈 맛과 서울 지역의 맛이 함께 났다"고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갓 잡은 볼락에 소금을 뿌리고 센 불에 바로 구워 낼 때가 최고다.

볼락을 기록한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빛깔은 청흑색이고 맛은 우럭과 같다고 나와 있다. 김려는 볼락을 구워 먹으면 약간 모래 냄새가 난다고 했다. 낮은 바닷가에서 서식하는 특성을 살린 표현일 것이다.

이제 맛을 볼 차례다.

화요미식회가 밥집 '꽁토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귀하디귀한 볼락이다. 볼락구이는 테이블당 1마리뿐이다. 손바닥만 한 볼락의 배는 칼집 모양으로 갈라졌다. 모양대로 노릇하게 구워져 접시 위에 살포시 올려져 있다.

볼락구이 한 점을 떼어 흰 쌀밥에 올렸다. 부드러워 입 안에서 녹는다. 보슬보슬하다. 맛이 강하지 않다. 집중해서 음미해야 한다.

꽁토방 이정희(59) 주인장은 "엊그제 마산수협 중매인에게 부탁했다. 워낙 귀해 예약을 해야 한다. 12미 든 한 상자에 6만~8만 원. 비싸 밥상에 내놓지도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꽁토방은 제철 바닷가 재료로 한 상 차리는 밥집이다. 점심은 예약을 받는다. 볼락구이도 예약제.

식사 전 창동예술촌교육관에 모였다. 한 시민이 백석의 시 '통영2-남행시초'를 읽고 있다./이미지 기자

제철 맞은 볼락구이를 맛있게 먹는 법을 알고 싶다면 통영 출신 이진우 시인에게 물어보자. 그는 신정선이 지은 <맛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통째로 먹어야 제 맛인데요. 일단 절반을 뚝 끊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가운데를 둘로 벌려요. 입으로 후후 불면서 뽈래기를 뜯어 입에 넣으면 쫄깃한 껍질과 부드러운 흰 살이 함께 씹히면서 입속에서 합창을 해요. 뼈는 오독오독 씹어 먹고 내장과 함께 머리를 씹을 때 나오는 달콤쌉싸름한 즙을 즐기는 거죠."

볼락은 생선이 아니라 추억이라고 말하는 통영 사람들. 솔푸드라고 말하는 남해안 바닷가 주민들.

볼락은 경상남도 도어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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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해이어보 화요미식회'에 참여하고 싶다면?

매월 셋째 화요일 오전 10시까지 창동어울림센터나 창동예술촌교육관으로 가면 됩니다. 준비물은 따로 없습니다. 회비도 없습니다.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제철 해산물을 이야기하고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창원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최합니다. 문의 055-247-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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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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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맛이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