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자문위 전문위원 지명됐으나 선거법 위반 실형 때문에 위촉 실패

정현태 전 남해군수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지명됐으나 돌연 철회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전 군수는 지난 21일 새정부의 국정과제를 도출하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위촉돼 22일부터 국정기획자문위 사무실이 있는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했다.

그런데 지난 24일 전문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앞두고 전문위원 지명이 갑자기 철회됐다.

정 전 군수는 철회된 배경을 2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이 글에 따르면 공직검증 벽을 넘지 못해 철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것이 정 전 군수의 발못을 잡았다.

▲ 정현태 전 남해군수./경남도민일보DB

정 전 군수는 군수로 재직했던 지난 2013년 남해군 모 단체 회원들의 자체 단합대회에 참석해 지지발언을 한 혐의로 2015년 5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형의 확정 선고를 받았다. 이 때문에 10년간 피선거권을 잃었다.

정 전 군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실 저는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공무담임권이 박탈된 상태라 사면복권 조치가 없으면 공직 취임은 어려운 상태다. 그런데 국정기획자문위가 한시적 특별기구이고, 월급이 아닌 활동비를 받는 정무직이어서 저촉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고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군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11조에는 국가공무원법 33조 각호의 어느 하나의 조항에도 위반될 경우 위원회의 위원장, 부위원장, 위원과 직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어 공직검증 결과 자신은 국정기획자문위에서 근무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 전 군수는 국정기획자문위 전문위원 지정이 철회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좌절이고 아픔이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정 전 군수는 끝으로 "국민대통합을 위해 이번 광복절에는 구정권의 적폐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대대적인 사면복권 조치가 있길 건의드린다"고 밝혀 자신의 사면복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정현태 전 군수가 페이스북에 쓴 글>

1. 저를 사랑해 주시고 성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보고드립니다.

2. 저는 5.21일 오후 3시경 새정부의 국정과제를 도출하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위촉되었으니, 내일 오전 9시까지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공동대표로 활동해 와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들의 추천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야간 고속버스로 상경하여, 뒷날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했습니다.

3. 그런데 24일 전문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앞두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제가 공직검증에서 부적격으로 판명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선거법위반 사건으로 공무담임권이 박탈된 상태라 사면복권조치가 없으면 공직 취임은 어려운 상태입니다.

그런데 제게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이 들어와, 이 기구가 한시적 특별기구이고, 월급이 아닌 활동비를 지급하는 정무직이어서 저촉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4. 그런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11조에는 "국가공무원법 33조 각호의 어느 하나의 조항에도 위반될 경우 위원회의 위원장 부위원장 위원 및 직원이 될 수 없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공직검증 결과 저 자신은 국정기획자문위에서 근무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5. 개인적으로는 좌절이고 아픔입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믿음은 더 커졌습니다. 새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고, 이것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데 하나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개인적으로는 모처럼의 일할 기회가 사라졌는데도 한편으로는 신뢰감이 더 커진 것입니다.

6.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취임 이후 국민소통과 신선한 개혁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또한 측근들은 앞다투어 대통령께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문재인 대통령 임기내 어떤 공직에도 진출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자기희생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그런 충정에 비하면 제 경우는 그야말로 '작은 일 중의 작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어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문재인 대통령님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데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7. 끝으로 그동안 성원해 주셨던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들 내일처럼 기쁘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대통합을 위해 이번 8.15 광복절에는 구정권의 적폐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대대적인 사면복권조치가 있길 건의드리는 바입니다. 그래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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