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마지막 영업, 31일 폐업
과거 관광객 연간 200만 명 달해
경기 침체·관광 트렌드 변화 지난해 24만 명으로 감소
노조, 경영진 검찰 고발 계획

창녕 부곡하와이가 28일 영업을 끝으로 38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79년 문을 연 부곡하와이는 200여 개 객실을 갖춘 1급 관광호텔이었다. 국내 최고인 78도 온천수를 자랑하는 대정글탕, 각종 스파시설, 놀이동산, 실내·야외수영장, 파도풀장, 조각공원 등을 갖춘 종합 스파리조트 시설이다. 1980~90년대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아 당시 관광객이 연간 200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부곡하와이는 경기 침체와 관광 트렌드 변화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관광객이 24만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2014년부터 경영 부실, 적자 지속 등으로 매각 소문이 지속됐고 오는 31일 마침내 폐업한다. ▶5월 8일 자 6면 보도

부곡에 사는 한 주민은 "신혼여행도 많이 오고 한때는 날렸던 명소가 부곡하와이인데 추억 장소가 없어져 아쉽다"면서 "관광 스타일이 매년 바뀌는데 경영진들이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게 패착"이라고 말했다.

30년 동안 근무한 부곡하와이 한 직원은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일터를 잃을 만큼 경영 상태가 좋지 않게 내버려둔 경영자들이 한심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인 대표이사와 노동조합 간에 공개 매각·고용 승계 등 실업 대책을 두고 한달 간 아무 진전이 없어 폐업 후유증은 길어질 전망이다.

진무환 부곡하와이 노조위원장은 "28일 마지막 손님을 받고 29일부터 3일간은 정리 기간이다. 회사 인수 희망자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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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곡하와이 전경. / 박일호 기자

진 위원장에 따르면 가나자와 겐지 대표이사는 전체 직원 80명 중 17명이 가입한 노동조합과는 얘기하지 않겠다면서 비조합원들로 근로자협의회를 구성해 실직 위로금 지급 협의를 하겠다고 한다. 진 위원장은 "대표이사가 집회에 한 번이라도 참여한 직원은 위로금을 주지 않겠단다. 회사 인수 희망자가 나섰다고 해서 노조가 그를 만나 직원 고용 승계를 해달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대표이사는 노조위원장이 그를 만난 것을 빌미로 그에겐 매각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곡하와이 노조는 7월 초 경영 부실을 초래하고 부를 축적해온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집회도 한 달째 지속하고 있다.

부곡하와이는 곪아들어간 경영을 방치한 탓에 노동자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됐다. 화려했던 38년 명성이 쓸쓸한 뒷모습 탓에 희석되는 모양새다.

창녕군 관계자는 "부곡하와이가 새로운 관광 장소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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