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전 탈락했지만 자신감

아쉽게 좋은 성적은 못 거뒀지만 소년체전에서 주목을 받은 선수들이 있다. 쌍둥이인 김해 동광초 농구부 6학년 최연길, 명문 형제가 그들이다.

형제는 심하게 낯을 가렸고 언짢은 표정이 역력했다. 기가 푹 죽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다.

27일 오후 단국대 천안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광초와의 대결에서 28-60으로 패하면서 1회전 탈락했기 때문이다.

"8강 진출을 목표로 기대를 많이 하고 왔는데 너무 속상해요. 제대로 실력 발휘도 못 하고 졌어요. 최선을 다했는데 결국 후반전에 5반칙 퇴장됐어요." 형 연길 군이 먼저 어렵게 속내를 풀어냈다.

"지는 것이 너무 싫은데…. 너무 속상해요." 동생 명문 군도 말문을 열었지만 연방 눈물이 쏟아질 판이다.

연길 군은 팀의 포워드를, 명문 군은 가드를 맡고 있다. 이들은 처음부터 너무 강팀을 만나다 보니 돌파도 패스도 슛도 평소처럼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좋아하는 선수가 누군지 묻자 형은 미국 NBA 스타 데미안 릴라드를, 동생은 러셀 웨스트브룩을 꼽았다. 미래의 꿈도 그들에게 맞춰져 있었다. "아직 정확히 생각은 안 해봤지만, 미국 NBA에서 뛸 수 있는 그런 좋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형제의 표정은 조금씩 풀려 갔다.

쌍둥이인 까닭에 자주 다투기도 하지만 같이 운동을 하다 보면 부모님과 감독·코치에게 못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서로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경쟁자이면서도 멘토인 셈이다.

상대의 장단점에 대해 묻자 공통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키가 작은 것이 단점이자 걱정"이라고 답했다. 반면 형은 동생의 패스 능력을, 동생은 형의 돌파 능력을 치켜세우며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미소를 되찾은 형제는 사진 촬영을 하면서 '파이팅'을 외쳤다. "중학교 가서, 그리고 그다음에도 좋은 성적을 내서 꼭 다시 인터뷰하자"는 요청에 형제는 "여름에 열리는 종별대회에서는 확실히 실력을 보여주겠다. 그렇게 하자"고 자신 있게 약속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