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설립 촉구 "공공의료 강화 첫 과제"
료원 재개원 서명운동 강제폐업 진상 규명 예고

서부경남지역 공공병원 역할을 해오다 문닫은 진주의료원 재개원 운동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본격화됐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지역본부와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는 29일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은 홍준표 경남도정 적폐의 상징이다. 이제 재개원을 설계하자"고 밝혔다.

경남도는 4년 전 이날 '적자와 강성귀족노조'를 이유로 공론화도 거치지 않은 채 반대 여론에도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했다. 특히 홍 전 지사는 국회가 지난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해 재개원 방안 마련, 이사회 불법성 조사, 의료원 직무대행 고발 조치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울산경남지역본부와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가 29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보건의료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민과 도민은 돈보다 생명·안전, 의료비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공공의료 강화와 공공병원 설립은 늦출 수 없는 국정과제"라며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그 첫 번째 실천 과제"라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방안에 대해서는 옛 진주의료원 건물이 서부청사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경남도와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해서 서부경남에 지역거점 공공병원 설립을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의료양극화 해소와 공공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의료취약지역에 혁신형 공공병원 설립을 공약했다. 우선 서부경남에 시범사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내달 1일 오전 11시에 류순현 도지사 권한대행과 면담을 잡은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도에 국회 국정조사 결과 이행 방안, 서부경남에 공공병원 설립 방안 등을 담은 질의서를 전달했다.

강수동 도민운동본부 대표는 "서부경남은 의료취약지역이다. 최근에 합천에서는 진주 병원으로 오던 임신부가 차에서 출산을 했고, 하동에는 간호사가 없어 응급실이 문 닫을 위기에 놓였는데 군이 간호사공무원을 파견한 일도 있다"며 진주의료원 재개원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진주의료원 폐업 과정진상 규명과 폐업에 앞장선 공무원들에 대한 인적 청산도 강조했다. 박석용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장은 "강제 폐업 과정에서 도민이 아닌 권력자에 충성하는 공직자의 모습 또한 바로잡아야 할 적폐"라며 "부당한 지시를 받고도 이의 없이 따르고 승진 등 각종 혜택을 받은 이들을 단죄해야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만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대표는 "홍준표는 우리보고 '도둑놈'이라고 했다. 사실 도둑놈은 홍준표였다. 아니 강도였다"며 "도지사로 와서 제일 먼저 진주의료원 폐업하면서 공공의료를 파괴했다. 아이들 무상급식 밥그릇을 뺐고, 대통령 출마하며 보궐선거를 못하게 막아 도민 참정권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이날 보건의료노조는 도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데 대해서도 의미를 강조했다. 박윤석 울산경남본부 조직부장은 "4년 동안 도청 현관 앞은 불통의 상징이었다. '당당한 경남시대' 현판이 붙은 현관 출입도 통제됐고, 1인 시위도 못 했던 공간"이라며 "새로운 시대에 소통의 공간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뜻에서 회견 장소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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