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 개선 캠페인] (4)열악한 창원 해운초교 스쿨
과속경보시스템 연방 빨간불 불법 주정차에 막무가내 유턴
인근 공사장 트럭 수시로 오가

"여기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보세요, 오르막길인데도 차들이 그냥 막 내달립니다. 민 기자가 오기 전엔 시속 52㎞까지 찍혔다니까요! 아, 정말 너무한다!"

29일 오전 8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초등학교 앞 정문. 김용만 경남도교육청 스쿨존담당 파견교사가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했다. 김 교사가 설명하는 동안에도 차들이 달리는 속도를 인지할 수 있도록 속도를 알려주는 '과속경보시스템'에는 연방 빨간불이 들어왔다. 10대가 지나가면 대략 8~9대는 시속 30㎞ 속도 준수 의무를 어겼다.

또 정문 주변에는 불법 주정차한 차량이 3대가 있었다. 유턴이 금지된 곳임에도 정문 앞 도로에서 무시로 차들이 유턴을 했다. 게다가 학생들을 태운 승용차와 승합차들이 도롯가 쪽에서 비상등을 켜고 아이들을 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움터 지킴이'와 녹색어머니, 경찰 등이 나와 교통지도를 하고 있었지만, 차들은 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듯했다. 운전자들 무관심 속에 아이들은 계속 위험에 노출되고 있었다.

29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들이 준수 의무 속도인 시속 30㎞를 무시한 채 달리고 있다. /민병욱 기자

김 교사는 "학부모들이 '잠깐인데, 뭐 어때' '내 아이만 편하면 됐지.'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며 "정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이를 내리게 해서 걸어서 등교하게 하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안전하고 편안한 길이 될 텐데,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이곳이 과속, 불법 주정차뿐만 아니라 시내버스 종점 지역과 가까워 버스도 많이 다니는 탓에 어느 스쿨존보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곳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학교 정문 건너편에는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등교 시간대와는 달리 하교 시간대에는 트럭들이 수시로 오가기 때문에 훨씬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여기는 30㎞ 준법 운행을 해도 뒤에서 버스들이 막 경적을 울려댄다"며 "학생들 준비물 챙기는 수업이 있는 날은 문구점 앞이 이중으로 주차하는 차로 난리가 나고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학부모는 스쿨존은 아니지만, 더 위험한 곳이 있다며 취재진을 월영마을 대동아파트와 현대 1차 아파트 샛길로 데리고 갔다. 가보니, 차량이 겨우 교행할 수 있는 좁은 도로인데다, 도로와 인도의 경계가 전혀 없었다. 그는 "어른들도 종종 지나가다가 차량에 끼이는 사고가 일어나는 곳이다. 학생들은 어떻겠는가.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행했던 김 교사도 "정문 앞 스쿨존만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여러 곳에서 등·하교 한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며 "조만간 다시 와서 자세히 챙겨봐야 할 것 같다. 숙제가 또 하나 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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