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현·이호윤 등 활약, 결승 진출
맹훈련 효과…"평소대로 한다면 좋은 결과 낼 것"

제대로 칼을 갈았다. 그 노력은 경기 실력으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제46회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한 의령 남산초 탁구부 이야기다.

전교생 100명을 약간 넘어서는 시골 학교 탁구부의 도전이 거침없다. 남산초 탁구부는 지난 27일 1회전에서 부산선발을 물리친 것을 시작으로 28일 2회전에서는 대구 대명초를, 29일에는 준결승에서 서울장충초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것도 모두 4-0 완승을 거두고 올라갔다.

남산초는 지난해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만 했다. 올해는 이변이 없는 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가겠다는 각오다.

남산초의 승승장구에는 탁구 '신동' 박규현의 역할이 적지 않다. 규현이는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지만 벌써 우리나라 탁구계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중·고등학생 국가대표와 겨뤄도 대적 가능한 실력을 갖추면서 유남규, 유승민을 잇는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규현이는 초등학교 3학년 이후 전국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단체전만 있는 소년체전에서는 지난해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29일 충남 아산 호서대 체육관에서 열린 소년체전 남자초등부 탁구 단체전에서 의령 남산초 박규현(6년·오른쪽)이 강력한 드라이브 공격을 하고 있다. /유은상 기자

단체전이기 때문에 한 선수만 잘한다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6학년 이원정, 서승후, 박준표, 김하람도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유일한 5학년 이호윤도 '물건'이다. 호윤이 역시 전국 랭킹 1∼2위를 다투는 기량을 뽐낸다.

29일 충남 아산시 호서대 체육관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호윤이는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5학년이지만 부담감을 무릅쓰고 선봉에 나서면서 첫 경기 승리를 가져왔다. 이어 박규현이 두 번째 경기에 출전해 완승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기울었다.

소년체전에서는 실력이 좋다고 꼭 좋은 성적을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어린 선수들이기에 긴장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경기의 50%를 좌우한다'는 말은 공공연한 불문율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남산초는 특수 적응훈련을 반복했다. 최대한 많은 대회에 나가서 경험을 쌓았고, 대회 출전 전에는 대구의 여중팀을 초청, 전교생이 꽹과리·징을 치며 시끄럽게 응원하는 상황을 연출해 훈련했다.

김용수 감독은 "어린 아이들이 하는 경기인 만큼 어른들 마음처럼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정말 열심히 했고 평소 실력만큼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전망한다"며 "아이들이 기죽지 않고 부담가지지 않도록 최대한 격려하고 북돋워서 후회 없이 대회를 치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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