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 운송수단 이용 시속 6430㎞ 가능
교통수단 현실화 대비 투자 꾸준히 해야

사람들은 도저히 이뤄지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이뤄지거나,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일어났을 때 만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곧 만화가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을 말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사람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꾼 이후, 라이트형제가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을 날 수 있게 될 때까지 약 400년이 걸렸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로 지금은 사람들이 상상하면 아주 짧은 시간 후에 그 상상이 곧 현실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바퀴의 사용은 인류의 생활방식을 바꾸었다. 말이나 소 같은 동물을 이용한 우마차 시대를 거쳐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인류 생활은 획기적으로 바뀌게 됐다. 자동차는 경유와 휘발유·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다가 전기와 화석 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거쳐 전기자동차가 실용화되었다.

이동 시간을 단축하려고 이동 수단들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고속철도는 지상레일 시속 500㎞가 이미 상용화되었고, 1000㎞ 이상 초고속일 때 생기는 공기 저항을 줄이고자 튜브레일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와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CEO가 2012년 초음속 여객기와 같은 속도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약 613㎞ 구간을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며, 자동차와 배·비행기와 열차를 뛰어넘는 5세대 교통수단으로 초음속 열차인 '하이퍼루프' 개념을 제안했다. 또 미국의 ET3는 '하이퍼루프' 같은 진공관 운송수단을 이용해 시속 600㎞에서 최고 6430㎞로 달리는 개념을 내놨다.

'하이퍼루프' 실험은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주도적인 회사는 미국의 '하이퍼루퍼 원'이다. 이 회사는 이미 '하이퍼루프' 주행실험에 성공해 러시아 교통부에서는 극동지역의 '하이퍼루프' 건설을 제안했다고 한다. 아직은 실험이 초기 단계이지만 지금처럼 계속 연구와 실험이 진행된다면, 2019년까지 열차를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고, 2021년까지는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열차가 고속이 될수록 공기 저항과 진동·소음·마찰 저항이 증가하게 되므로 초음속 '하이퍼루프' 열차는 공기 저항과 진동을 제어하는 것이 관건이다. 공기 저항은 속도의 제곱만큼 커지기 때문에 대륙을 이동하는 비행기도 공기 저항을 줄이려고 공기가 20% 정도로 희박한 지상 10㎞ 이상의 고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하이퍼루프'는 개발하는 업체별로 적용하는 기술과 개념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달리는 열차의 공기 저항을 줄이려고 진공에 가까운 튜브(터널) 속을 달리게 하고, 레일과의 마찰이 없도록 도체판이나 코일을 깔아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자기부상 열차와 비슷한 원리가 적용된다. '하이퍼루프' 열차가 실용화된다면 소수의 승객을 태운 컨테이너 크기의 캡슐형 차량을 진공에 가까운 튜브 안의 레일에서 부상시켜 시속 1200㎞ 이상 속도로 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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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550㎞ 초고속 자기부상 열차를 개발한 한국은 열차의 동체 흔들림을 제어해 진동을 잡아주는 능동식 전진제어기를 비롯한 진공튜브를 이용한 초고속 열차에 대한 특허기술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올해부터 6개 국내 공공연구기관들이 손잡고 2026년 시험운행 목표로 한국형 '하이퍼루프' 공동개발을 본격화한다. 초고속 자기부상 기술을 지속적으로 축적하여 '하이퍼루프'가 미래 교통수단으로서 현실화될 때 기술을 수출할 수 있도록 꾸준히 투자를 하여야 할 것이다.

꿈의 교통수단인 초음속열차 '하이퍼루프'가 실용화되어 한국에서 아침을 먹고, 점심은 미국에서, 저녁은 유럽에서 먹고 그날로 집으로 돌아올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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